매달 수천 명 찾는 노태우 대통령 생가 방치돼||복원작업 필요, 주차시설 및 진입로도 수준



▲ 대구 동구 신융동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진입로.
▲ 대구 동구 신융동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진입로.
대구 동구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가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1일 동구청 등에 따르면 올해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관리 비용은 3천만 원이다.

생가가 연간 1천만 명에 달하는 팔공산 방문객들의 필수코스임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라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현장에 상주하는 관리요원 1명의 인건비가 대부분이다.

대구 출생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생가가 복원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매달 수천 명이 찾는 관광지이지만, 관리는커녕 사실상 방치된 수준이다.

▲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내부 모습.
▲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내부 모습.
현재 생가는 별도의 복원 작업 없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언제라도 붕괴될 처지에 놓여 있다. 별도의 주차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아 방문객이 왔다가도 주차를 하지 못해 되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생가로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생가 진입로는 파계로에서 진입하는 1.7㎞ 구간과 반대편 팔공산로에서 들어오는 0.6㎞ 코스 2곳으로 나뉜다. 두 코스 모두 도로 폭이 2m에 불과해 양방향 통행은 물론 운전 미숙자의 차량 낙하 사고가 잦은 곳이다. 대형 소방차량의 진입도 불가능하다.

파계로 진입로는 지난해 도시공원일몰제 영향으로 계획도로가 사라지면서 도로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반대편 진입로의 경우 정식 도로가 아닌 사유지인 관계로 토지소유주가 마음먹으면 폐도할수 있는 상황이다. 사업비 문제로 동구청에서도 도로 확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동구의회 김상호 구의원(국민의힘)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생가 중 이 정도로 낙후되고 방치된 곳은 없다. 역사적 해석이 엇갈린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역 출신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도로 확장이 힘들다면 피앙지라도 설치해 주민 편의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대통령 생가 보수의 경우 통상 대통령 재직 시기에 보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와선 국비를 따낼 명목도 동력도 없어진 상황”이라며 “결국 사업비가 문제다. 주민 편의 개선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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