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째 수행 중인 스님 박용국, 신도들에게 법문할 때 인용한 것 글, 그림으로 풀어내||

▲ 김미숙 작 ‘색 안에서 색다른 힐링’ 시리즈.
▲ 김미숙 작 ‘색 안에서 색다른 힐링’ 시리즈.
현대미술가 김미숙과 문인화가 박용국 초대전이 오는 12일까지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문인화가 박용국은 ‘선묵일여 일필휘지의 묘용(禪墨一如 一筆揮之의 妙用)’의 주제로 호반갤러리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8회를 맞이하는 개인전이다.

37년째 작가 생활을 하는 박용국은 1978년 출가를 해 43년째 수행 중인 스님이다.

출가 후 붓을 잡은 작가는 참선을 수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대한다.

작가로 불리는 것보다 스님이길 바란다는 그는 이번 초대전에서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8mx40㎝ 크기의 대형 병풍 2점을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족자 37점이다.

▲ 박용국 작 ‘반야심경’, 병풍 8폭
▲ 박용국 작 ‘반야심경’, 병풍 8폭
그는 그림에 대해 꾸준함과 각별한 애정으로 이번 전시 기간에 맞춰 책도 펴냈다.

‘제8회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시·법문집, 沙門 心虛堂 定禪 朴鏞國 招待展(사문 심허당 정선 박용국 초대전), 선묵일여 일필휘지의 묘용(禪墨一如 一筆揮之의 妙用)’이다.

책 속의 내용은 전시된 작품의 화선지에 그대로 드러나,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내용은 신도들에게 법문할 때 인용했던 것을 글로 적고, 그림으로 풀어낸 것이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墨跡(묵적)을 접한 지는 37년이 지나고 六十甲子(육십갑자)를 넘기면서 8회 개인전을 수성아트피아에서 갖게 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며 “이번 전시는 평소 平常心(평상심)이 道(도)라는 화두로 수행하던 중 사군자 매, 난, 국, 죽, 소나무, 연꽃, 목련, 목단, 포도, 등나무, 비파, 해바라기, 표주박, 산나리, 개나리, 석류, 장미, 능소화, 창포, 수선화 등 20여 종류의 그림을 일필로 그려보았습니다”라고 적고 소감을 전했다.

▲ 박용국 작
▲ 박용국 작
▲ 박용국 작, 병풍10폭의 일면
▲ 박용국 작, 병풍10폭의 일면
같은 기간 멀티아트홀에서는 김미숙의 ‘색(色) 안에서 색다른 힐링’ 초대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를 전공한 김미숙 작가의 변화된 최근 작품을 볼 수 있다.

전통 한국화를 고집해온 그가 최근 트렌드를 입힌 개성과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의 작품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는 ‘점’이다. 점은 모여 선이 됐고, 선이 모여 면이 된다.

하나의 작품은 면의 형상을 띄고 있지만, 수많은 작은 점들의 조합이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점으로 형성된 꽃 속에는 여인이 새겨져 있다.

김 작가는 점과 꽃, 여인을 모두 동일시하며 ‘출발’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세상 만물의 근원에 비유되는 ‘점’을 출발과 잉태와 연결 짓고자 한다. 새 생명의 모태인 여인과 점, 꽃은 유기적인 것이다.

결국 하나가 돼 조화로운 색의 조합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나무토막을 둥글게 재단해 여러 차례 색을 올려 건조한 것으로, 점의 확장인 셈이다.

작가는 단조롭지 않은 다채로운 색의 조합을 통해 관객들이 코로나로 인해 잠시 쉬었다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미숙 작가는 “학창 시절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보고 침잠됐던 꿈이 근작으로 실현되는 것 같다”며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이번 작품이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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