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와중에 추석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은 아직 20여 일 남았다. 하지만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안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다.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과거 어느 해보다 많이 들 전망이다.

벌써부터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으니 단대목에는 어디까지 치솟을지 겁이 날 정도다. 물가 당국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가계의 주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실효성 있는 가격 안정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추석 전 물가 폭등은 과일과 채소류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여름 폭염에 이어 가을 장마가 계속되면서 작황이 부진해진 때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대구시 등의 물가정보로 분석한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41만8천 원이다. 지난해 aT가 발표한 33만6천800원(대형유통업체 구입 기준)보다 24%나 늘어났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는 평년 대비 51.7%, 사과는 76% 올랐다. 지난 29일 대구지역 한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제수용 사과는 개당 4천980원, 배는 8천 원을 넘어섰다. 최상품 배는 개당 9천800원이었다. 시금치는 32%, 고사리 20%, 쌀 20%, 찹쌀은 23.5% 가격이 상승했다. 제수용 생선인 조기도 15% 올랐다.

육류와 계란 가격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가 지속되는 데다 강원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다시 발생한 때문이다. 삼겹살 가격은 15.8% 올랐다. 하지만 돼지열병 때문에 이동중지 명령이 확대되면 추석 전까지 더 큰 폭의 오름세가 예상된다. 반년 넘게 고공행진 중인 계란값은 지난해보다 21% 상승했다. 한우 가격도 크게 올랐다. 안심, 양지 등 부위별로 34%에서 2배까지 가격이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소득하위 88% 가구에 1인당 25만 원씩 지급되는 5차 재난지원금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당초 정부는 올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희망사항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의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1.8%로 예측했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올려 잡았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추석 성수품 가격안정을 위해 행정지도, 비축물량 방출 확대 등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가격은 한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물가 급등만은 막아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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