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국도 영양 구간 선형개량사업 예타 통과…5년간 국비 920억 원 투자

▲ 국도 31호선 2차로 선형개량사업 구간의 계획도.
▲ 국도 31호선 2차로 선형개량사업 구간의 계획도.














경북도를 동서로 연결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2016년 12월23일 개통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의 준공으로 경북 북동부가 경제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 또 이 고속도로는 지역 균형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상주·안동시, 영양·청송·의성·영덕군의 경북 동북부 6개 지자체는 뛰어난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을 바탕으로 관광레저산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적 접근성도 개선됨에 따라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육성에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고속도로 개통 후 몇 년이 지났지만 영양군이 누린 특수는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영양읍에서 가장 가까운 동청송영양IC에서도 이동하는 데 30분 이상 걸리는 국도 31호선의 도로 여건이 좋지 않아 고속도로와의 접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양군은 이에 따라 경북도에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 건의를 시작으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국회 등을 찾아 영양의 현 상황과 여건을 설명했다.

특히 사업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알리고 호소한 결과 이번 달 국도 31호선 2차로 선형 개량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예타 통과로 영양은 유일한 4차로가 없는 지자체, 고속도로며 철도가 없는 유일한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

▲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낙석 위험 지역.
▲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낙석 위험 지역.




▲전국 유일 교통 3無 도시의 꼬리표



영양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선 도로와 고속도로IC 및 철도가 없다.

여전히 영양에는 교통 3무(無)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서울까지 약 270㎞, 경북도청과는 90㎞ 떨어진 곳에 있는 청송과 비교해도 영양은 수도권의 주요 도시와 직선거리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실제 운행 시간은 20~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국도 31호선이 좁은 2차선 도로이면서 커브길이 많아 추월 차선도 많지 않고, 산악지역인 탓에 장마나 태풍 등 자연 재해로 인해 낙석 침 도로 침수 위험이 빈번히 발생하다 보니 운행 여건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SOC(교통) 분야 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전국에서 30분에 고속도로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은 70% 정도였다. 영양은 나머지 30%에 속하는 도시로 꼽혔다.

전국의 고속도로망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지만, 영양의 교통망은 외딴 지역의 형태로 소외돼 육지 속의 섬이 돼 버렸다.

이 같은 열악한 교통 인프라로 인해 지역민의 불편은 물론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자 군은 정치권을 통해 균형 발전과 주민 생활권 보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교통망 구축을 요청해왔다.





▲ 폭우로 침수된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
▲ 폭우로 침수된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열악한 여건

영양군은 산지가 많은 지형으로 주요 구간의 도로가 산과 접하고 있다.

산악지역의 도로는 커브길이 많아 전방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고, 국도 31호선은 좁은 2차선이기 때문에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태풍이나 장마와 같은 자연 재해가 발생하거나 해빙기에는 낙석 피해가 빈번하게 생겨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상당하다.

실제 2019년 7월 장마와 태풍 등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해 입암면 선바위 구간 도로에 수백t의 낙석이 떨어지면서 도로가 차단됐고, 2016년 6월에도 호우로 도로지반이 붕괴돼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특히 국도 31호선 감천 구간은 전체적으로 절벽 코스가 많아 해빙기 및 여름철 집중호우 시 낙석으로 인한 차량 파손 및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아 선형개량이 시급한 실정이다.

선형개량이 마무리되면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 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영양읍으로의 진입이 한층 수월해지는 만큼 영양을 찾는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영양군의 81개 민간단체 2천480명으로 구성된 ‘영양군민 통곡위원회’가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개량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영양군의 81개 민간단체 2천480명으로 구성된 ‘영양군민 통곡위원회’가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개량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영양군민통곡위원회 결성

2019년 8월 영양군의 81개 민간단체 2천480명으로 구성된 ‘영양군민 통곡위원회’가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개량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통곡위는 모든 군민의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정부 등에 전달하며 영양군민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교통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군민이 옷을 사거나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위험한 구간을 운전해야 한다는 현실을 강조했다.

특히 영양군민에게도 차별 받지 않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경제 활성화,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해 도로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개선될 때 까지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도 31호선 2차선 선형개량 출발점

경북도는 포항~영덕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6차로 확장,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구축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영양군은 여전히 도로 교통량이 적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번번이 경북도의 교통 정책에서 소외됐었다.

그래서 국도 31호선 개량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국도 31호선은 당진~영덕 고속도로와 도로접근성이 부족하고, 산악지역을 낀 도로이기 때문에 상습적인 낙석이 일어나고, 좁은 2차선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영양군은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인 입암~영양 사이의 3개 구간 5.43㎞에 대한 2차로 선형개량 공사를 위한 사업 추진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과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 등에 반영되지 못했다.

영양군은 경북도, 국토교통부, 국회, 기획재정부 등을 지속적으로 방문했고, 청와대, 정부, 정당 등에 서한문을 발송했다.

모든 군민의 마음을 담은 호소문과 탄원서를 제출해 영양군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 결과 지난 8월에 열린 제5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군민들의 오랜 염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국도 31호선 영양~입암 구간 선형개량사업은 5년 동안 국비 920억 원을 투입하는 공공기관 공사 중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사업비 920억 원은 전액 국비로 충당된다.





▲ 국민의힘 박형수 국회의원이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을 점검하고 있다.
▲ 국민의힘 박형수 국회의원이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을 점검하고 있다.
▲예타 통과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

영양군의 ‘국도 31호선 2차로 선형개량사업’ 성공 추진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은 2017년 경북도에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2021년~2025년) 계획을 반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9년 국토부 계획에 반영돼 2020년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했으며, 이번 달에는 예비타당성조사에 통과됐다.

그동안 오도창 영양군수는 국도 31호선 선형개량 사업 추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다양한 채널을 동원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직접 국토부와 기재부를 방문해 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했고, 이들 기관이 실시한 현장 조사에도 동행했다.

또 국회를 찾아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형수 의원(영주·영양·봉화·울진)에게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국도 31호선의 선형개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영양군민 2천480명의 주민 탄원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고 예비타당성조사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 국회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한국개발연구원을 찾았다.

특히 지자체장 최초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성평가회의에 참석하는 등 국도 31호선 개량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호소하는 등 사업 추진의 절실함을 알린 결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 5일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구간을 직접 도보로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했으며, 영양군청에서 관계자 및 주민대표와 간담회를 진행해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또 박 의원은 종합평가 담당기관인 KDI에 자료를 제출하며 이 사업의 중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이번 31호선 2차로 선형 개량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로 군민들이 앞으로 도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예타 통과로 영양이 활력이 넘치고 전국 최고의 청정자연을 자랑하는 예전의 문화관광 중심지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 오도창 영양군수가 국회를 찾아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선형개량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 오도창 영양군수가 국회를 찾아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의 선형개량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황태진 기자 tjhw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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