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보건소 및 대구의료원 퇴·휴직자, 코로나19 이전 대비 큰 폭 줄어||건강·가족 챙기

▲ 방호복으로 무장한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선풍기를 활용해 잠시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구일보DB
▲ 방호복으로 무장한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선풍기를 활용해 잠시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구일보DB
‘코로나19’ 4차 유행 장기화로 대구지역 의료진들이 유례없는 번아웃(탈진 증후군)을 겪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끈끈한 동료애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남겨진 동료가 힘들 것 같아 휴직에 퇴사까지 미루는 대구의료원과 일선 보건소 의료인들의 이야기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휴직자는 증가 추세지만 전담 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과 일선 보건소 의료 인력들의 퇴직자 및 휴직자 수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기현상인 셈이다.

29일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의사 2명과 간호사 17명이 퇴사했다. 이는 2019년 의사 10명, 간호사 57명이 퇴사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대구의료원은 2020년 2월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담병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면서 대구의료원으로 몰려올 때부터 지금까지 의료진들은 동료애를 발휘하며 사투를 벌여왔다.

특히 방호복 착용, 감염 위험, 업무시간 연장 등 격무 속에서도 “내가 빠지면 동료들이 고생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코로나19로 격무에 시달리는 보건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대구지역 보건소 휴직인원은 39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2019년 38명)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42명)보다 줄었다.

반면 8개 구·군청 일반 휴직자 수는 2019년 382명, 2020년 415명, 2021년(7월31일 기준) 440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자가격리자 관리, 담당 부서의 코로나19 관련 현장점검 및 지도, 사회적 거리두기 업무 등 근무강도가 높아져 일반 휴직자 증가추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구의료원 코로나19 병동에서 근무하는 김모(42·여) 간호사는 “일반 병동과 비교해 코로나19 병동에서 근무하는 것은 방호복 착용, 감염 위험으로 같은 업무에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옆에서 같이 고생하는 동료들 생각에 쉽게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구청 선별진료 담당자는 “선별진료 업무를 본 이후 사무실로 복귀해 사무업무를 반복하고 있다”며 “아기를 봐줄 수 없어 가정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나간다면 남겨질 직원들의 고충이 더해질까 걱정돼 참고 있다”고 웃어넘겼다.

중구보건소 보건과 탁진구 감염예방팀장은 “확진자가 폭증한 이후 역학조사 업무를 보느라 전 직원이 본인 생활을 포기하고 평일·주말 관계없이 일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구를 비롯해 다른 구 보건소 직원들도 주위 동료들 생각에 버티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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