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공정하게 시험 치러야”, 윤 “선관위 결정에 따를 것”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도입 여부를 놓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영주시 풍기읍 선영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영주시 풍기읍 선영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홍원 경선선거관리위원장을 이달 초 만났다고 하고, 정 선관위원장께서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라는 걸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윤석열 캠프와 똑같은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휴가 중이던 지난 5일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나 사회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관리하는 선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유 전 의원은 “선관위가 윤 후보를 위한 불공정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역선택 방지가 안 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혀 둔다”며 “승패를 결정하는 건 누가 중도층은 물론 상대 진영을 흔드느냐에 달려 있는데 확장성을 포기하는 건 정권교체를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공정하게 시험 봐서 대학 합격할 생각은 안 하고 자칭 돌고래가 시험 방식을 바꿔 달라는 것”이라며 “토론회 하자니까 장기자랑으로 바꿔버리더니 이제는 자신에게 유리한 무시험 특별전형까지 새로 만들어 달라고 우기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서도 “윤 후보의, 윤 후보에 의한, 윤 후보를 위한 시험감독인가. 윤 후보의 조력자인가”라며 “의심받고 싶지 않다면 경선준비위원회가 결정하고, 최고위원회가 추인한 경선 룰에 손대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이날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에게 “경선 룰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선관위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 말씀에 논쟁할 필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 전 총리를 예방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총리를 지내신 분이라 주변에서 예를 갖춰 인사하는 게 낫지 않느냐 해서 잠깐 찾아뵀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26일 CBS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 중에 우리 당의 특정 후보들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자료가 많다”며 “여당에서 보기에 부담스러운 주자들에 대해 그 지지도를 낮추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을 갖고 있다”고 역선택 방지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지지층 외에 민주당 지지층을 포함시킬 것이냐, 이런 역선택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초년생 시절부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해놓고, 이제 와서 역선택 문제를 놓고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건 자기 부정”이라고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반대했다.

한편 당 선관위는 다음달 5일 정홍원 위원장 주관으로 대선후보 간담회를 열어 각 후보의 입장과 의견을 수렴한 뒤 경선 룰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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