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언중법 ‘입법폭력 저지’ 사활 예고

발행일 2021-08-26 17:15:17 댓글 1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김은혜, 범여권 언론인 출신 일일이 거론 압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대립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26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며 여론전을 통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언론중재법 본회의 처리를 지연시키면서 여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부각하는 동시에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각계 우려와 반대 표명에 귀를 닫아 완전 불통이고, 언론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로는 앵무새처럼 반복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요즘 두문분출”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기자 출신인 김은혜 의원은 범여권 언론인 출신 의원들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을 사수해야 하는 의원이 아니라 저 밖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서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기자라면 과연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는 “존경하는 박병석 의장님, 이낙연 후보님, 그리고 박광온 선배님. 열 명이 넘는, 한때 언론인이셨던 민주당, 열린민주당의 의원님들께 여쭙고 싶다”며 이 같은 호소글을 올렸다.

박 의장은 중앙일보, 이 후보는 동아일보, 박 의원은 MBC 기자 출신이다.

김 의원은 “이 피해구제법안은 우리가 보호하고자 했던, 가지지 못하고 힘없는 약자 편 맞느냐”며 “174석 힘으로 밀어붙여 내 편이 아니면 거대악, 권력에 불리하면 고의와 중과실, 가짜뉴스 낙인을 뒤집어씌우는 입법폭력. 이게 수십 년 동안 여러분들이 추구해왔던 그 언론 개혁 맞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원위원회 소집으로 맞불을 놓으며 충분한 토의를 거쳐 언론중재법 처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추겠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이)언론 자유와 취재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이 법을 두고 언론재갈법이라고 하는 것이야 말로 입법 재갈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언론 재갈법’이라는 비판에도 여당이 입법 폭주를 멈추지 않자 당내에서도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낸 5선의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움직임에 대해 “일방 강행 처리는 소모적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며 “야당, 시민언론단체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는 최선의 노력이 충분하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고의 중과실 추정 규정을 삭제, 손해액 상한선을 3배로 완화하고 기사열람차단청구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수정 보완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비슷하게 생각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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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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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ge*****2021-08-27 16:45:37

    야당의 역할이 뭘까요? 부당하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필리버스트 등..동원해서 자기 의견 명확하게 어필해야 됩니다. 여당은 여당의 일을.. 야당은 야당의 일을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