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접종 53건…업무 과부하 걸린 의료기관 코로나백신 오접종 주의보

발행일 2021-08-26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지역 오접종 53건…전국 오접종사례 12% 차지

4가지 백신 접종 혼란 가중…불가피한 실수 유발 환경

피접종자, 접종위탁기관에 이름·생년월일 밝히면 오접종 최소화

대구 중구 75세 이상 어르신 1호 접종자 백인기(77)씨가 지난 4월1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18~49세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대구지역에서 지난 5개월 동안 한 달에 10건이 넘는 백신 오접종 사고가 발생해 피접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에다 4가지 백신 접종량이 모두 달라 혼란을 초래한다며 현장 상황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에서 첫 백신 접종이 이뤄진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53건의 오접종이 발생했다. 한 달에 10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

오접종 발생 유형으로는 접종자의 만 나이를 잘못 계산해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해야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또 다양해진 백신 종류와 접종 간격 변경으로 인한 오접종도 있었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예방접종 현황에 따르면 전국 백신 오접종 사고는 모두 426건이다. 이중 대구가 12%를 차지한다.

오접종과 관련해 지역 의료계는 백신 접종 일정 변경 등 갑작스러운 지침 조정 때문이라 지적하고 있다. 일정조정은 결국 의료기관 업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오접종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이 2주 연기되면서 의료기관에 걸려드는 문의전화 및 항의로 진땀을 뺀 적도 있다.

대구의사회 관계자는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2가지 백신밖에 없어 혼동이 적었으나 현재 모더나와 얀센이 추가된 데다 백신 수급 사정으로 인한 일정 변경으로 혼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일정 변동은 질병청이 결정하는 것이어서 접종위탁기관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인데 접종 대상자들의 민원이 쏟아지는 탓에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백신 오접종을 막기 위해 질병관리청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은 지난달부터 백신 접종시 ‘먼저 말해주세요’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백신을 투여 받기 직전 피접종자 본인이 의료진에게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하면서 본인이 받은 문자도 보여주면 오접종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1차 오접종은 이상반응이 유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건소가 집종위탁기관의 경고 및 재교육을 실시한다.

2차 오접종의 경우 피접종자에게 현저히 위태로운 피해를 끼칠 수 있어 접종위탁기관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 피접종자에게 오접종 내용을 알리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상반응 확인을 통해 부수적인 피해를 최소화한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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