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이라는 필명을 쓰며 인기를 끌고 있는 청년 웹툰 작가 김윤수(33·여)씨가 웃으며 말했다.
김 작가는 본인이 겪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간단한 그림과 글로 유쾌하게 풀어내며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문경 관광 홍보 웹툰을 연재하며 젊은 층에 문경을 알리고, 꼭 방문하고 싶은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글로벌미디어학을 전공한 후 콘텐츠 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가 웹툰은 어쩌다 그리게 됐을까. 인턴 시절 카드 뉴스를 만드는 일을 담당할 즈음이었다.
당시는 저작권 문제가 이슈여서 모든 콘텐츠에 사진 한 장 넣지 않고 모두 손 그림으로 그려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그는 다행히 중학교 시절부터 익혀온 포토샵 실력 때문에 맡은 일에 부담이 따르지 않았다.
대학교 시절 조별 발표 PPT도 포토샵으로 고퀄리티로 만들어 주위의 칭찬이 자자했을 정도였다.
그는 “사진을 쓸 수 있었다면 내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아마도 그 덕분에 웹툰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평가로 그는 곧 콘텐츠 업계에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됐다.
회사 생활도 나쁘지 않았다. 적성도 맞았다. ‘멋지게 일하는 상사’가 되는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게 직장생활이었다. 일방적 지시에 따른 직장생활은 그의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했다.
현재의 안정을 담보로 미래 불안정을 사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회사 이야기가 아닌 내 자신의 일을 세상에 올릴 수 없을까’였단다.
결국 만화였다. 직장생활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상에서 활동하며 개인적으로 만화를 그렸던 경험도 계기가 됐다.
그렇게 발을 디딘 웹툰 작가의 길은 의외로 순탄했다.
콘텐츠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창작자 발굴 프로그램에 지원해 네이버 스타 에디터로 활동하게 됐고, 그 경험이 쌓여 네이버 콘텐츠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생활을 접고 2년 전 고향인 문경으로 귀향한 그는 현재 문경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자신의 문경 생활을 담은 콜라보 연재하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커져 그린 만화로 환경부와 환경에 관한 콘텐츠 제작 및 카카오 콘텐츠 뷰에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담은 연재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포스트에 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에세이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귀찮의 퇴사일기)’을 출간하고, 카카오톡 이모티콘 ‘귀찮티콘’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진심만큼 자신을 오래 건강하게, 즐겁게 창작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없다고.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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