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당뇨병의 합병증과 예방

발행일 2021-08-24 12:52:5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문준성 교수


당뇨병 증상이 없다는 데도 혈당이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꼭 치료를 받아야 할까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지금 당장은 별일이 없더라도 당뇨병을 열심히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8%가 당뇨병을 앓고 있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비율이 더 증가하는 추세다.

◆가랑비에 옷 젖어

당뇨병은 그 자체로 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혈당이 높다는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물론 혈당이 높다고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태를 방치한다면 신체의 여러 부위가 손상 받게 된다.

당뇨병을 진단 받을 당시 이미 합병증이 진행 중인 경우도 많은 데, 이는 당뇨병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발견 자체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자기 살이 빠지거나, 목이 많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을 많이 보는 등의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이 생긴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고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거나 자가 혈당 측정을 하라고 권한다.

-직계 가족 중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과체중 (체질량 지수 23 이상)

-전당뇨병 (공복혈당장애 또는 내당능장애) 단계

-임신성 당뇨병이 있었거나 출산 시 아기가 4㎏ 이상인 경우

-고혈압 (140/90㎜Hg 이상)

-고지혈증 (HDL 콜레스테롤 35 미만 혹은 중성지방 250 이상)

-심혈관질환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인슐린 저항성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당뇨병 합병증은 혈관합병증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신체에서는 여러 나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주로 영향을 받는 곳이 혈관이다.

몸에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으므로 결국 혈관이 지나는 곳이면 모두 당뇨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합병증이 주로 일어나는 장기에 혈관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거나, 해당 장기의 혈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생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당뇨병합병증을 혈관 크기에 따라 구분하면 아주 가는 혈관이 많이 분포하는 곳에 발생하는 미세혈관 합병증인 망막병증과 신증(콩팥) 및 신경병증이 있다.

또 큰 혈관에 발생하는 대혈관합병증으로는 허혈성 심질환이나 뇌졸중이 있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다하더라도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대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두 가지 합병증을 모두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눈을 카메라에 비유한다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하는 부위로 아주 미세한 혈관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혈관에 손상이 발생하고, 합병증이 진행하면 출혈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혈관들이 자라나서 시력을 손상시킬 수 있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1년에 한번 망막을 카메라로 검사해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성 신증

콩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하수처리장의 역할을 한다. 투석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의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당뇨병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혈당조절과 혈압조절, 저염식이 등을 통해 신장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변에 미량의 단백질이 검출되는 미세단백뇨는 당뇨병 신증을 조기에 예측하는 검사이므로 혈액검사와 더불어 소변 검사를 1년에 두 번 정도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혈관과 마찬가지로 신경 또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분포하고 있다.

신경도 혈액 공급이 원활해야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혈관 합병증이 생기고 따라서 신경도 손상을 받는다. 주로 신경병증이 흔한 부위는 발, 손과 같은 말초 부위이다.

여러 형태의 통증(저림, 찌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림 등)에서부터 감각이 둔감해지거나 무감각해지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과 더불어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약제를 적절하게 처방 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대혈관 합병증(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심장과 뇌에 혈관을 공급하는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조직에 큰 손상을 주게 된다.

특히 심장이나 뇌는 우리 몸의 생명을 관장하는 주요한 장기이므로 몇 분간의 손상만으로도 영구적인 기능장애가 일어나거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다리의 말초혈관도 마찬가지로 합병증이 생기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개 쥐가 자주 나거나 걷고 난 뒤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발의 피부가 죽게 돼 수술이나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비록 혈관을 개통하는 치료법이 발전해 이전보다는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당뇨병을 비롯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한 수칙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질문의 대답은 ‘당뇨병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에 대한 대답으로 대신할 수 있다.

결국 혈당이 만성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상태의 결과가 합병증 발생이므로 철저한 혈당조절이 곧 최선의 예방책이다.

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다.

-설탕이나 꿀 등 단순당의 섭취를 주의한다.

-식이 섬유소를 적절히 섭취한다.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며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제한한다.

-소금 섭취를 줄인다

-술은 삼가는 게 좋다.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합병증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완전히 치료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설령 발생한다 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조절한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성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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