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오픈 당일 전석 매진, 공연장 500여 석 가득 메워||정열적인 스페인 음악…기타와

▲ 지난 20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기획 공연 ‘올라! 스페인(Hola! Spain)’ 무대를 본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지난 20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기획 공연 ‘올라! 스페인(Hola! Spain)’ 무대를 본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주말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선보인 ‘올라! 스페인(Hola! Spain)’ 무대가 대구의 한여름 밤 무더위를 씻어 내렸다.

명확한 콘텐츠와 신선한 레퍼토리로 지역 관객들의 관심과 호평을 자아냈다.

지난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티켓 오픈 당일 전석이 매진된 이날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체 객석의 50%인 500여 석을 개방했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해석으로 뇌리에 남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고 알려진 대구시향 류명우 부지휘자의 등장 속에 공연은 시작됐다.

연주회는 에마뉘엘 샤브리에의 대표작 ‘에스파냐’로 막을 올렸다.

이 곡은 5~7분가량으로 스페인의 정열적이고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듯 짧지만 강렬한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어 기타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최초의 협주곡인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즈 협주곡’이 이어졌다. 이 곡은 클래식 기타와의 협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곡이었다.

기타는 국내 젊은 여성 기타리스트로 손꼽히지만, 지역 공연 무대에 오른 기회가 없어 주목을 받은 박규희가 함께 호흡했다.

특히 이날 박규희는 연주자 중 유일하게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그의 세심한 무대 매너에 관객들의 미소를 짓게 했다.

무대에 오른 그는 홀로 관객을 마주 보고 앉았지만, 곧바로 연주에 빠져들어 현란한 연주실력을 뽐냈다.

곡은 에스파냐 민속적인 색채를 강조한 1악장과 구슬픈 선율로 감동을 전한 2악장, 섬세한 기타의 선율을 들을 수 있는 3악장으로 진행됐다.

20여 분 동안 공연은 흘러갔고, 잔잔하고 구슬프다가도 화려하고 쾌활하게 선보여 기타와 교향악단의 호흡이 대화하듯 절묘하게 이어졌다.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앙코르곡으로 타레가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관객 김모씨는 “스페인의 정열적인 무대로 스페인에 온 듯 감동의 연속이었고, 무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 ‘올라! 스페인(Hola! Spain)’ 무대를 찾은 관객들의 모습.
▲ ‘올라! 스페인(Hola! Spain)’ 무대를 찾은 관객들의 모습.
▲ 박규희 기타리스트
▲ 박규희 기타리스트
휴식 시간 후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열의 스페인의 이국적인 정취를 더욱 느낄 수 있어서다.

대구시향만의 기교를 뽐내며 재해석한 곡을 통해 웅장한 에너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었기 때문.

곡은 작곡가 이사크 알베니스, 마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의 민속선율을 살린 특색있는 춤곡이었다. 무대는 알베니스의 ‘스페인 모음곡 제1번’, 파야의 ‘삼각모자: 모음곡 제2번’ 순으로 흘러갔다.

무대는 화려한 음색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색상의 조명을 가미해 몰입감을 더했다.

곡의 리드미컬함과 열정은 도드라졌고 압도되듯 숨 가쁘게 이어진 공연은 마무리됐다.

관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호응,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신 박수갈채가 이어져 관객의 기운에 힘입은 류명우 부지휘자는 “감사합니다. 예정에 없던 앙코르 무대를 보여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순간 단원들 사이에서는 웅성웅성하며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파야의 ‘삼각모자: 모음곡 제2번 중 제3곡 마지막 춤’의 가장 열광적인 하이라이트 부분을 보여주며 앙코르 연주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대구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거리두기 연장으로 우여곡절이 많았고, 명확한 콘셉트인 만큼 무대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무대”라며 “레퍼토리의 신선함과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팬덤 등으로 성공적인 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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