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집중된 표심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2000년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2002년 16대 대선부터 2017년 19대 대선까지, 모두 네 차례가 있었다. 그 네 차례 대선에서 대구·경북민들의 표심은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으로 기록됐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대결한 16대 대선(2002년12월19일)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70%대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구에서 18.7%, 경북에서 21.7%를 득표한 노무현 후보에게 전국 득표수에서 밀려 대권을 내줘야 했다.

17대 대선(2007년 12월19일)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맞붙었다. 이명박 후보는 대구 69.4%, 경북 72.6%라는 압도적 지지를 발판 삼아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정동영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6%대 득표율에 그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대구 18.1%, 경북 13.7%)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17대 대선은 부동산정책 실책으로 여권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임기 4년 차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하락하는 등 야당에 유리한 정치 상황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2012년 12월19일의 18대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확실한 양강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 박근혜 후보는 대구에서 80.1%, 경북에서 80.8%라는 전무후무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대구 19.5%, 경북 1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최종득표율 차이가 3.53%(51.55% 대 48.02%)에 불과했던 만큼 대구·경북민들의 표심이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 힘이 된 선거였다.

탄핵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치러진 19대 대선(2017년 5월9일)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간의 대결 구도였다. 홍준표 후보는 대구에서 45.4%, 경북에서 48.6%의 득표율을 올렸지만 전국에서 고른 득표율을 보인 문재인 후보(대구 21.8%, 경북 21.7%)에 밀려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이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국민의당)는 대구에서 15.0%, 경북에서 14.9%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유승민(바른정당) 후보는 대구 12.6%, 경북 8.8%의 득표율을 올렸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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