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의 만 18세 이상 남녀 1천7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9.6%를 얻어 1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0.5%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홍준표 의원(8.7%)과 유승민 전 의원(5.6%)이 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4%,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5.8%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또 현재 각 당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에서 맞대결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7.5%가 윤 전 총장을, 21.4%가 이 경기도지사를 선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6.1%P였다. (모노커뮤니케이션즈/모노리서치, 7월19~21일 조사)

# 전국의 성인 2천31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각 26.3%, 25.9%의 지지율을 얻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2.9%, 야권에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6.1%, 홍준표 의원이 5.4%의 지지율을 얻으며 2위권을 형성했다. 또 현재 선두권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 42.1%로 이 지사(35.9%)보다 6.2%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 8월 9~10일 조사)

두 여론조사는 이미 언론에 발표됐던 것으로, 조사 시점이 7월 중순과 8월 초순으로 시간상으로도 꽤 흘러 그 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구·경북만을 대상으로 한 유력 후보 두 사람의 가상 양자 대결 결과를 보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의 표심이 20대 대선에서도 이전 대선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각 당의 TK 전략 짜기에 유의미한 통계치를 제공하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명의 후보가 현재 2차 경선을 진행 중이고, 국민의힘은 10여 명의 후보군을 8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9월15일)를 앞두고 있다. 두 당 모두 당원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경선 방식을 통해 최종후보가 결정된다. 국민 표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에도 유력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보수 본산으로 불리는 지역정서 특성상 경선을 앞둔 국민의힘 주자들의 TK 구애가 민주당보다는 더 눈에 띄는 모습이다. 지역을 찾는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은 역시 지역과의 연고와 지역현안 해결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7월20일 대구를 찾아 ‘대구에서 세 번 근무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1994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에 대구지검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했고, 2009년에는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근무했으며, 또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에는 국정원 사건과 관련된 좌천성 인사로 대구고검 검사로 근무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경험을 들며 “대구에서 근무하며 많은 분을 만났는데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식의 보수는 이 지역에 전혀 없다. 오히려 TK는 기득권을 타파하고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아주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을 추어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월30일 대구를 방문했다. 공식 출마 선언 이후 시작한 전국 순회 방문의 첫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그는 2·28민주운동기념탑에 참배한 뒤 “안동 출신의 출향 인사로서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 핵심은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은 조선을 백성의 나라로 만드는 개혁정신의 진수였고, 2·28민주운동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저도 TK출신 출향 인사로 TK가 가진 사림의 선비정신, 개혁정신, 불의에 저항하는 저항정신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TK와의 연고를 강조했다.

지역 현안 해결에 방점을 찍는 후보들도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8월6일 안동 도산서원에 내려와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지내며 지역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위해 김관용 전 경북지사님과 함께 여러 해 노력했다”며 지방발전을 위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방명록에 ‘선조들의 높은 뜻을 늘 새기며 혼을 간직한 나라로 발전시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6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에서 경북의 최대 현안이기도 한 탈원전 정책과 관련된 지역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 책임론에 대해)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실력 있는 인재들을 정치와 지역, 이념을 가리지 않고 잘 등용해서 우리나라가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선진국의 반석 위에 오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들 유력 주자 외에도 TK에는 대구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과 대구에 지역구를 둔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뛰고 있다. 19대 대선에도 나란히 출마했던 두 후보는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있는 만큼 지금은 지역에서의 활동보다는 전국적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 TK 출신 유승민과 대구 국회의원 홍준표

유승민 전 의원은 대선주자 가운데 몇 안 되는 경제전문가라는 강점이 있다. 경제학 박사에다 국내 최고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가진 경제학자답게 재정, 산업, 복지, 노동 등 경제 정책 전반에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현재 당내 경선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했고 이로 인해 친박 및 강경 보수층으로부터 배신자, 내부총질을 한다는 비난을 줄곧 받아왔다. 결국 경선 결과도 이런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여전히 그에 대해 자유보수주의자, 온건공화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가진 만큼 당내 지지 기반만 구축된다면 중도층과 좌파 일부까지 포용할 수 있는 확장성 측면에서 본선에선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이다. 최근에는 노동, 인권, 환경, 안전 등 현안별 행보에 주력하면서 젊은 세대와의 접촉도 늘려가는 등 자신의 강점인 따뜻한 보수 이미지를 바탕으로 공감대 확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대구 수성을을 지역구로 둔 5선의 홍준표 의원도 최근 공식출마 선언을 하며 대세몰이에 나설 채비를 서서히 갖춰가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 원내대표 및 당대표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두 차례 경남도지사를 지낸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컷오프에 불복하여 탈당한 뒤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우여곡절 끝에 6월4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하는 등 현재 대선 후보군 중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게 강점이다. 현재 지지율에서 윤석열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 그가 무시할 수 없는 유력한 대권 주자로 평가되는 이유다. 솔직하고 친서민적인 이미지와 뛰어난 토론 실력이 강점이지만 말이 많은 만큼 말실수도 적지 않아 막말과 강성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게 경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보수정치인으로서의 선명성과 보수진영의 적자임을 내세우며 경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모두 당내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정치 경험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등 최근에는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 국민의힘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7월3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7월3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브사진-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후보, 이준석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연합뉴스
▲ 서브사진-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후보, 이준석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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