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 취소 결정

국민의힘이 18일로 예정됐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결국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 갈등의 발화점이었던 경선준비위원회 주최 토론회를 두고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갈등이 극심해지고 당내 분열상까지 치닫자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 안인 비전발표회 개최로 봉합에 나선 모양새지만 토론회 개최 드라이브를 걸었던 이 대표의 리더십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7일 비공개회의에서 18·25일 예정됐던 토론회를 오는 25일 비전발표회로 대체하고 대선 경선선거관리위원회를 26일 출범하기로 했다.

한 최고위원은 “준비 시간이 촉박한데다 절차와 관련한 논란이 많은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됐고,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통화 내용 유출 의혹 및 이 대표의 일방적인 토론회 참석 요구, 특정후보 지지 파문 등 연일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국민의당과 합당 무산에 따른 책임론과 토론회 취소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는 결국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또 윤석열 캠프 측은 여전히 경선준비위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에도 “공정성과 중립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윤 전 총장은 곧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폭로가 나와 추가 논란이 예고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와 대화를 했는데 ‘윤 전 총장 금방 정리된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 제가 방송국에 오기 전에 원 전 지사와 통화를 해봤다”며 “확인을 했더니 (원 전 지사가)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대표는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까 녹음파일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지사 본인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의 전언을 확인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한)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게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특정 주자에 대해 (그렇게 언급)하는 부분은 충격이었다. 불공정 시비 회오리 속에 당 대표가 있어 너무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토론회가 미뤄지거나 부재할수록 윤 전 총장에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은 일단 이번 최고위 결정 후에야 “국민과의 대화를 기초로 한 당내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며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위한 후보의 구상도 가감 없이 보여드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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