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검증으로 전선 이동…다른 대선주자도 ‘끝장토론’ 동조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하며 ‘신상 네거티브’에서 ‘정책 검증’ 수순으로 전선이 옮겨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 역시 친문 인사들의 ‘기본소득 1:1 끝장토론’에 동조하면서 이 경기지사와 각을 세우자 이 경기지사 측은 계파적 정치 술수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골수 운운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고무신 거꾸로 신더라”며 “솔직히 친문 자처 하는 분들 중에 좋은 분들 많지만 일부 호가호위하는 형들 정신 차려라”고 비판했다.

친문 모임인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들은 특정 캠프에 합류하거나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채 이 경기지사의 백제 발언이나 기본소득을 단편적으로 비판해 왔으나 이번에는 집단적으로 공개 행동에 나서면서 ‘반이재명’ 전선에 가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경기지사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정책에 잇따라 공감을 표시하며 ‘경선 후보 끌어안기’에 나서 주목된다.

이 경기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세균 후보님과 함께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겠다”며 “(정 전 총리가) ‘혁신성장, 균형성장, 일자리 성장, 사회적 대타협’ 등을 망라한 SK노믹스를 발표하면서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상대 후보들을 끌어안는 포용 전략은 이 경기지사가 경선 선두주자라는 여유와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수도권 충남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수도권 충남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정 전 총리는 “저 역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이재명의 진심과 정세균의 진심이 만나 당당하게 1 대 1 정책토론으로 서로의 정책을 국민께 검증받아 보자”고 요구해 이 경기지사의 손을 뿌리쳤다.

이 경기지사는 지난 16일에는 이 전 대표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4법 공약’에 대해 “경청해야 할 공약이다. 새 시대의 규범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추켜세웠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산층 70%를 위한 경제성장 전략 및 실행계획, 제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산층 70%를 위한 경제성장 전략 및 실행계획, 제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산층 7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경제 성장 전략으로 제조업·기술성장·서비스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3중 폭격론’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가 “성장보다 더 나은 중산층 확대 정책은 없다”고 밝혀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이 경기지사의 경제 정책과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경기지사가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내정한 친문 성향의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이날 이 전 대표 측의 ‘보은인사’ 의혹을 반박하고 나서면서 ‘명낙대전’이 더 가열되는 양상이다.

황씨와 이 전 대표 측은 ‘친일 프레임’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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