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갈등ㆍ합당 결렬 ‘책임론’ 제기

국민의힘 지도부가 17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합당 결렬 및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내부 갈등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발언을 생략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발언을 생략했다. 연합뉴스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대로라면 야권의 자중지란에 대선 승리도 기대가 어렵다며 이 대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후보자와 저를 포함한 당 지도부 모두는 이 시대적 사명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님 또한 문재인 정권의 무능, 반칙과 특권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는 시대적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으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원들의 이 대표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과의 합당 결렬과 관련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반대로 가버렸다”며 “이 대표의 판단에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직접 협상을 하겠다며 워낙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면서 “저희들은 정말 그걸 믿고 있었는데 공격하고 끊고 일주일이 지나니 협상 결렬선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안철수 대표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최고위원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일합을 제대로 겨뤘던 때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2012년 대선”이라며 “당시 보수가 최대한 동원하고 힘을 기울이고 표밭인 대구·경북에서 80% 이상 투표해서 80% 이상 득표를 했던 시기도 겨우 3% 차이로 이겼다”면서 과거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한 대선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지금 안철수 대표의 지분은 그보다 훨씬 높다. 안 대표와는 결국 같이 가야 되고 점점 가치를 높게 우리가 안 대표를 대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후보를 어마무시하게 키워주고 있다”며 “다른 후보 이름은 언론에서 나오지도 않고 정말 웃기고 이상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 쪽도, 윤 캠프 쪽도 자제를 해야 한다”며 “윤 후보도 개인으로 보면 이 대표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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