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드로잉 작품과 미디어 영상 등 100여 점 선보여||이번 전시 위해 드로잉 작 입

▲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현대 사회에 의문을 던지며 비판하는 예술가’, ‘냉철한 분석을 통해 자유롭게 그림으로 표출하는 작가’.

김기라 작가를 향한 대중의 평가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사고와 이념적 갈등을 조명한다. 그는 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냉철하게 바라보며 비판해 그림과 영상, 조각으로 거침없이 풀어낸다.

예술가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작가는 “예술가는 역사와 시공간 사이에 벌어져 있는 틈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이어주는 다리를 놓는 사람들”이라며 “예술가의 입장과 태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예술가의 윤리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것 그리고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향한 사유와 행동주의자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나는 불평등과 편견의 사회에 사는 예술가들이 예술가로서의 입장과 태도를 통해 우리 주변의 전문가 및 협업자들과 연대하고 고민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화, 영상,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 사회에 반문하는 김기라 작가가 대구에서 최초로 개인전을 선보인다.

드로잉 60여 점과 드로잉 작업의 결과물을 영상으로 만든 영상물 4점, 조각작품 4점 등 모두 100여 점을 선보인다.

다음달 28일까지 윤선갤러리(수성스퀘어 아트플렉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낮도 밤도 없는 곳’을 주제로 한다.

작가가 2012년부터 작업해온 ‘이념의 무게’ 시리즈를 비롯해 ‘제주 4·3 사건’ 시리즈,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특히 최근 작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는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대표적인 20세기 영웅들을 묘사했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한 영웅의 형체가 아니다. 하나의 캔버스에 수많은 영웅이 겹쳐진다. 이는 결국 괴물 형체를 띄고 있다. 언뜻 영웅이라고 예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모두가 영웅이 되길 바라고 맹목적으로 쫓고 있지만, 실상은 괴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 20세기 영웅들_괴물 조형 작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조형 작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조형 작품.
▲ 20세기 영웅들_괴물 조형 작품.
특히 드로잉 작품 옆에 놓인 4개의 조각작품은 ‘20세기 영웅들_괴물’ 시리즈 드로잉 작업을 입체화한 것이다.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것으로, 섬세한 그의 손길과 세계관을 느낄 수 있다.

‘이념의 무게’ 시리즈는 작가가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논란, 쌍용자동차의 노사문제, 천안함 사건 등을 바라보며 그 속에 놓인 이념, 환경, 정치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표현했다.

단순명료하고, 거침없는 드로잉과 색이 명백하게 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제주 4·3 사건’ 시리즈는 작가가 백령도, 제주도, 가파도 레지던시에 머물 당시의 드로잉 작업이다.

물질을 하고 난 뒤 불 앞에서 몸을 녹이는 해녀의 모습,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모습, 동백꽃 등을 통해 제주도가 가진 슬픔, 애환을 느낄 수 있다.

각 시리즈의 결과물로 작가가 직접 제작한 영상작업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신혜영 윤선갤러리 대표는 “현 사회에 일어나는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대구에서 처음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라며 “무거운 주제지만 시원한 드로잉을 통해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윤선갤러리 벽면을 가득 채운 김기라 작가의 드로잉 작품.
▲ 윤선갤러리 벽면을 가득 채운 김기라 작가의 드로잉 작품.
▲ 윤선갤러리 내부.
▲ 윤선갤러리 내부.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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