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서재 두번째 신간 서적, 나에게는 어떤 틈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

‘당신은 어느 틈에 껴서 살아가고 있나요.’

독자들에게 이 물음을 던진 문기현 작가의 시·에세이 ‘하얀사람’이 출판사 작가의 서재에서 출간됐다.

틈이란 시간과 감정 등이 혼재한 삶을 뜻한다.

저자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시간’을 ‘틈’이라고 표현했다. 하염없이 살아가는 틈 속에서 잊혔거나 추억했던 것과 무의식 속에 기억하던 감정적인 말을 기억하고 싶어 틈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책은 코로나19 시기에 쓰였다.

세상 사람들은 어딘가에 끼여 버린 듯 바쁘게 시간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어서다.

온전히 삶을 만끽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모두가 불안한 감정에 끝없이 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이러한 순간마다 느낀 아프고 쓰라린 감정을 짧고 굵은 몇 줄로 표현해내 공감을 얻는다. 우리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어서다.

책은 저자, 독자 등 시점에 따라 3부로 나뉜다.

틈 1부는 작가 시점이다. 부제는 ‘어느 틈에 껴있는지도 모를 하얀사람’이다.

작가는 본인을 하얀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하얗게 태어난 그 순간부터 세상 어딘가에 끼여 버린 듯 살아가고 있어서다.

자신의 느끼거나 겪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 내려갔지만, 그 속에는 그날의 고조된 감정을 연상시킨다.

나와 당신의 시점으로 본 틈 2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 듯 또는 독자에게 무언가를 전해주는 듯 한다. 이는 모두가 느끼는 공통된 감정을 자극한다.

틈 3부는 하얀사람으로, 그 틈 속에서도 아름다움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막막했던 하루 깊은 한숨을 내쉬는 날이 반복되지만, 끝내 또 다르게 마주하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이다.

문기현 작가는 ‘하얀사람’의 또 다른 부재는 ‘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움을 지칭하는 꽃은 피었다, 죽었다를 반복해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아있어서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로, 책의 저자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고 지친 시기인 그 틈 사이 힐링하길 바래 책을 퍼냈다.

문 작가는 “우리가 모두 가끔은 스스로 하얗다고 생각하며, 혹시 어느 틈에 껴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의 서재/304쪽/1만3천800원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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