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시·도 중 2위, 열연한 배우 최영주·이우람 연기상 수상까지 더해 연기력 인정

▲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한 수상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한 수상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연극의 저력을 또 한 번 입증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4월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에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해 이룬 큰 성과입니다.”

이홍기 대구연극협회 회장은 지난 8일 폐막한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구를 대표해 참석한 극단 처용의 ‘탈날라하우스’가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금상(경북도지사상)을 수상한 소감을 이처럼 전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전국의 16개 시·도가 참여한 전국경연대회로, 올해는 안동과 예천에서 열렸다.

당초 소극장을 위주로 열연을 펼쳐오면서 인정받은 대구지역 극단들은 안동과 예천에 조성된 대공연장 무대가 낯설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사실상 이번 연극제 수상에 대한 기대를 접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본선 경연에서는 대구극단의 숨은 저력을 드러내며 수상작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 오후 2시 예천군문화회관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금상을 차지한 ‘탈날라하우스’는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이웃 주민 간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일상생활 속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코미디 장르 작품이다.

차인영씨가 쓴 작품으로 출연 배우 최영주, 이우람이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배우 김성원이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대한민국연극제 수상으로 극단 처용은 2002년 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금상을 거머쥐어 더욱 뜻깊다.

성석배 극단 처용 대표는 “오랜만에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며 “대구연극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번 계기로 대구연극이 한 단계 성숙해나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고도 했다.

또 대구연극은 본선 경연과 함께 진행된 오마이갓 프린지 페스티벌, 네트워킹 페스티벌 부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 국내 연극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마술 등 장르를 불문하고 시민 대상으로 야외 공연을 선보인 오마이갓 프린지 페스티벌 부문에서는 대구 극단인 극단 기차 ‘원맨쇼 햄릿’이 대상(경상북도의회의장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총 44개 극단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이다.

40세 이하 차세대 연출·연극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네트워킹 페스티벌 부문에서는 대구지역 극단인 극단 헛짓 ‘혜영에게’가 대상(한국연극협회 이사장상)을 수상해 대구연극의 미래를 다시 한번 그리게 됐다.

‘혜영에게’를 연출한 김현규 감독은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최우수연기상은 박지훈 배우에게 돌아갔다.

이홍기 대구연극협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큰 시련을 맞고 있는 대구 연극계에서 모처럼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대구 연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연극인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