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지역학‧동양학의 거점

발행일 2021-08-03 13:25:3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로운문화창고(29)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

1층과 4층, 북카페와 독서토론실·책 놀이터

음악과 토론이 울려퍼지는 소통의 장

‘고요한 도서관’ 탈피…새로운 도서관 이미지 정착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전경.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이하 용학도서관)은 지산‧범물권 등 수성구 서부지역을 아우르는 거점도서관이다. 2010년 9월13일에 개관했으며 2개의 분관(파동도서관, 무학숲도서관)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용지봉과 무학산의 ‘용’자와 ‘학’자를 따 ‘높이 승천하는 용처럼 크게 발전하고 학처럼 고고한 인품을 형성하게 한다’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책 읽는 우리 마을’, ‘시 흐르는 우리 마을’ 조성을 목표로 지역주민의 독서문화활동 및 지식정보 습득과 평생학습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학 및 동양학’과 ‘생태·환경’ 분야를 특성화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시민역량 및 지역공동체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수천 가구에 이르는 마음의 양식을 충족시키는 용학도서관

용학도서관(수성구 지범로41길 36)은 범물동 용지아파트 뒤, 용지어린이공원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십여 단지가 있어 수천 세대에 이르는 지식에 대한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천515㎡ 규모로 1층은 사무실과 북카페 및 전시실이 있다.

2층은 유아·어린이자료실‧책놀이터 등, 3층은 종합자료실‧디지털자료실‧시 라키비움이 위치해 있다.

4층은 문화강좌실‧독서토론실‧독서동아리실 등, 5층은 일반열람실과 하늘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에는 시청각실(124석)과 보존서고가 자리 잡고 있다.

용학도서관은 2021년 7월 현재 16만2천3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도서(유아 및 아동도서 6만3천700여 권, 일반도서 7만4천500여 권, 향토자료 240여 권)와 국외도서(영어도서 1만6천600여 권, 일본‧중국‧베트남‧필리핀 등 9개국 도서 2천600여 권), 비도서자료(DVD 4천300여 점, CD 300여 점)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3층에 위치한 라키비움은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복합문화공간, 시 라키비움

용학도서관은 ‘시 라키비움’을 조성해 ‘시 흐르는 우리 마을’을 만들고자 2019년부터 3층 휴게실 공간에 운영하고 있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소장하고 있는 시집을 한 곳에 모아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대구지역 시인의 시집을 수집하고 있다.

또 대구시인협회와 함께 지역 시인을 대상으로 ‘이 달의 시인’을 선정해 시인의 육필원고와 시집‧사진‧영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 달의 시인으로 선정된 시인을 초청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시인과의 만남’이라는 행사도 열고 있다. 현재까지 10여 명의 지역 시인이 초청됐다.

지난해는 고 전상렬 시인이 소장했던 시집과 문예지 등 758점을 시인의 가족이 기증한 덕분에 ‘목인 전상렬 기증문고’도 개설했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2층 책놀이터에서는 어린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책을 접하고 친근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책을 활용한 다양한 놀이와 디지털북을 체험할 수 있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은 4층에 독서토론실을 운영해 지역주민의 토론문화 활성화, 연구활동, 공동체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동적인 공간, 독서토론실 및 책 놀이터

용학도서관은 4층에 독서토론실을 운영해 지역주민의 토론문화 활성화, 연구활동, 공동체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열린 공간에 5개 팀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칸막이는 수성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졌다. 독서토론실에 방문해 동아리 활동 등으로써 독서를 통해 느낀 바를 칸막이에 자유롭게 서술하며 동아리원들과 열띤 토론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전화로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1일 최대 3시간 이용할 수 있다. 평일(화~금요일)에는 오전 9시~오후 8시, 주말(토~일요일)에는 오전 9시~오후 4시 운영된다.

아울러 용학도서관은 2층에 동적인 어린이 놀이공간인 책놀이터를 위해 올해 상반기 도서관 공간을 재배치했다.

어린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책을 접하고 친근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책을 활용한 다양한 놀이와 디지털북을 체험할 수 있다.

디지털 카드에 담긴 영상을 활용해 그림책을 보여주는 ‘아이윙 TV’ 상영,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인식해 책을 읽어주는 귀여운 로봇 ‘루카’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지역주민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스토리텔링, 사서가 진행하는 ‘테마가 있는 도서관’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동양학 프로그램의 일환인 2018년 길 위의 인문학 ‘수성구 선비정신에서 비롯된 대구정신을 찾아서’ 3차 탐방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지역학 프로그램의 일환인 2019년 향토자료 특별기획전 ‘도서관, 우리마을 기억을 담다 전’
◆우리 지역을 알기 위한 토대…‘동양학’, ‘지역학’ 프로그램

용학도서관은 지역의 문화정체성 정립과 문화 활성화를 위해 ‘동양학’과 ‘지역학’을 주제로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에 퇴계 성리학을 전파한 조선 중기의 문신인 수성구 파동 출신의 계동 전경창 선생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동양학(유학‧도학)을 특성화하고 있다.

‘쉽게 배우는 퇴계의 성학십도’, ‘동양고전 읽기의 즐거움’ 등 경전 중심 프로그램과 함께 ‘인권으로 읽는 유학’, ‘유학자가 꿈꾸는 경세제민’ 등 주제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역학’을 특성화해 수성구뿐만 아니라 대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성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수성의 역사와 문화’, ‘신천을 걷다, 수성을 만나다’ 등 다채로운 특별강좌를 기획하고 있다.

‘대구 제대로 알기’, ‘대구정신의 발현, 국채보상운동에서 2‧28민주운동까지’, ‘출판문화의 거점, 대구’ 등은 대구를 전반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여름방학 진밭골가족생태체험 ‘친환경생태캠핑’에 참가한 어린이가 천체를 감상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여름방학 진밭골가족생태체험 ‘사색의 숲을 거닐다’의 참여 가족들이 진밭골 둘레길 야간 걷기 중 야간 명상을 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 환경…숲·생태 체험 및 환경교육 프로그램

용학도서관은 수성구의 도심 속 숲을 활용해 자연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진밭골야영장과 무학산공원 등을 무대로 다양한 숲‧생태체험과 환경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진밭골야영장 일원에서 운영하는 ‘진밭골 가족생태체험’은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지난 3~5월까지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생태공예체험, 숲길을 걸으며 사색하는 숲체험, 스토리텔링을 통해 밤하늘 천체관측 체험을 진행했다.

또 오는 22일까지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매주 토요일 하루 종일 기후행동을 바탕으로 하는 ‘친환경 생태캠핑’을 진행한다.

무학산공원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나비 등 곤충을 사육하는 ‘곤충사육체험’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운영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텃밭을 분양하고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가족텃밭체험’과 우렁이농법 등 친환경 벼농사를 체험하는 ‘가족텃논체험’을 오는 10월까지 운영한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책놀이와 함께 숲의 변화를 관찰하는 ‘무학산 숲속산책’과 자연물로 책 속 주인공을 만들어보는 ‘자연과 책이 만나다’도 오는 11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김상진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장은 “아직까지 도서관을 정숙해야 하는 공부방으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 그러면 자연스레 도서관을 찾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며 “특히 공공도서관은 더 낮출 문턱조차 없을 만큼 오롯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상진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장

“2015년 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한 지역주민으로부터 들은 말에서 앞으로 공공도서관이 가야할 길을 찾았습니다.”

김상진(61) 용학도서관장은 취임 직후 한 지역주민에게서 “지난해 휴가 때 참석한 도서관 행사는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순간 그는 공공도서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에 대한 대구시민의 시각이 그대로 느꼈다.

김 관장은 “대구시민에게 도서관이 휴식 공간으로만 인식되고 있었다”며 “대구시민이 도서관에 찾아와 지식을 습득하고 얻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용학도서관에 취임한 후부터 제공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시민역량 강화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맥락 있는 콘텐츠로 정비했다.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과 ‘인문독서아카데미’ 등 국비 공모 사업은 물론, ‘독한 인문학’ 등 자체 사업도 기획했다.

사업을 기획할 때 이용자들이 일련 교육의 과정을 거치며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도록 집중했다. 이른바 ‘시간 보내기식’과 ‘백화점식’ 기획은 지양하도록 동료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당시 인근에 있는 사회복지기관이나 평생교육기관,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과 중복될 만한 성격의 강좌나 강연은 과감히 정리하게 했다”며 “대부분 세금으로 조성된 국비 및 지방비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다른 기관과 중복되는 것은 중복투자여서다”고 밝혔다.

김 관장의 혜안으로 용학도서관은 열린 도서관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도서관 구성원들도 이용자 맞춤형으로 시각을 바꾸고 있다.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인 이용자 위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대구시민이 도서관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려는 자세가 도서관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용학도서관은 기존의 방식인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만 제공되는 소극적 서비스에서 이제 지역주민들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 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관장은 정적인 도서관 분위기마저도 바꿨다. 이를 위해 층별로 대화와 소음이 허용되는 수위를 정해 운영했다.

그의 과감한 실험 결과로 용학도서관은 자료실이 있는 2층과 3층, 일반열람실이 있는 5층을 제외하고는 주민 간 대화와 토론의 장이 됐다.

북카페가 있는 1층은 시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공간이기에 잔잔하게 음악이 흐르고 있어 자연스레 이웃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각종 강좌실과 독서토론실, 창의체험실이 있는 4층은 열띤 토론과 창작 뮤지컬 수업 등도 가능하다.

김 관장은 용학도서관의 재탄생을 위해 앞서 기존의 도서관 공간을 재배치했다. 같은 층에 다른 성격의 서비스를 가진 공간이 혼재했던 것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이용자들 사이 갈등과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4층 공간을 완전히 바꿨다. 언어소통이 필수적인 강좌실을 찾은 주민들과 강좌실 바로 앞에 있었던 노트북실을 찾는 주민들은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 전체 공간을 와이파이 존으로 구축하면서 데스크탑 PC를 줄인 3층 디지털실에 노트북코너를 들여왔다.

김 관장은 앞으로도 독서토론실을 활성화함으로써 독서문화에 더해 토론문화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독서를 통해 입수한 지식정보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이 토론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수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적인 시민의식도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독서문화와 토론문화를 장려하는 김 관장은 “독서를 통해 입수한 지식정보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이 토론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수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적인 시민의식도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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