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진양
▲ 유아진양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달라는 칠곡에 한 초등학생이 쓴 손 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유아진(왜관초 5학년)양으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중위 ‘제임스 엘리엇(James Elliot)’씨의 유해를 찾아달라며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손 편지를 보낸 것.

유양이 손 편지를 쓰게 된 계기는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엘리엇 중위와 유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적혀있는 추모 기념판을 접하고 나서부터다.

유양은 “칠순이 넘은 아들과 딸이 아직도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너무나 안타까워 편지를 작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 유아진양이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보낸 손 편지.
▲ 유아진양이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보낸 손 편지.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야간 작전 중 실종됐다.

그의 부인은 평생 남편을 기다리다 2014년 암으로 숨졌고, 자녀들은 어머니의 유해 일부를 작은 유리병에 담아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려 부모님의 사후 재회를 도왔다.

특히 엘리엇 중위의 딸인 ‘조르자 레이번’씨는 한 줌의 유해라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실종 장병의 귀환을 염원하는 검은 깃발을 현재까지도 집 앞에 걸어두고 있다.

이에 백 군수는 칠곡지역 유해 발굴 책임자인 김동수 육군 제50보병사단장과 칠곡대대장 정주영 중령에게 유양의 편지를 각각 전달했다.

백 군수는 “6·25전쟁 발발 70년이 지났지만 멀리 타국에 살고 있는 백발의 노인까지도 실종 장병 유해를 찾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 분이라도 더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 SNS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엘리엇 중위의 딸 레이번씨 또한 유양에게 최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레이번씨는 “편지를 작성한 유아진양이 너무 고맙고 한국을 방문하면 꼭 만나서 안아주고 싶다”며 “대한민국을 위한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칠곡군은 2018년에 열린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에서 엘리엇 중위의 아들과 딸을 초청해 명예 군민증을 수여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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