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90년 된 남문시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발행일 2021-07-29 23: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하 6층 지상 40층, 364세대 주상복합아파트 들어설 예정

한때 점포 350개, 대구 5대 시장…지금은 50개 점포만

노후된 대구 중구 남문시장 2지구 건물 맞은편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은 29일 오전 남문시장 1지구와 2지구 사이.
90여년간 대구 서문시장과 함께 중구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던 남문시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6·25전쟁 당시 도심 경계인 남산1동에 다수 정착한 피난민의 생계를 책임진 역사가 고스란히 남았던 남문시장은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 못한채 주상복합아파트로 바뀌게 됐다.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대구시 시장정비사업심의위원회가 남문시장 1~5지구 정비사업 사업추진계획 승인신청서를 조건부 의결했다.

남문시장 정비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전통시장특별법상 시장정비사업에 필요한 토지소유자 동의율인 60%를 훌쩍 넘긴 약 75%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3개동, 지하 6층~지상 40층, 364세대, 대지면적 8천763㎡, 연면적 8만1천808㎡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추진위는 △조합 설립 △추정분담금 산정 △창립 총회 △시공사 선정 △건축 심의 △교통영향평가 △사업시행계획 인가 △건축 허가 △철거 허가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석 추진위원장은 “50년 가량 된 남문시장 건물이 안전진단 결과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상인들도 사업 참여에 적극적”이라며 “오는 9월 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선정한 후,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3년 초에 첫 삽을 뜨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남문시장은 1933년경 염매시장 노점상인을 수용하기 위한 공설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의 삶의 터전이었다.

1976년에는 현대식 상가가 들어서는 등 일체 정비되며 현재의 남문시장 1~5지구 모습을 갖췄다. 당시 남문시장의 점포수는 350여 개로 대구 5대 시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점포수로만 보면 현재 남구 관문시장과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남문시장의 화려했던 명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동성로에 상권을 뺏기며 빛이 바래졌다.

2010년 점포수가 220여 개로 줄어들었고 2017년 100여m 떨어진 거리에 대형마트가 들어서 남아있던 100여 점포의 과반이 폐업하면서 현재 50여 개의 점포만 남았다.

남문시장 박병태 상인회장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남문시장 인근 대도·대한극장이 있어 손님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현재는 손님도, 상인도 없다”며 “평생을 함께한 시장이 사라진다고 하니 슬프고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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