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주말근무 당연…올해 들어 하루 휴일||감염예방팀, 지난해 3월 시간외근무 260시간|

▲ 대구 중구보건소 보건과 감염예방팀 역학조사원이 지난 26일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통해 지역 내 한 건물의 승강기 안에서 지난 5일 오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을 조사하고 있다.
▲ 대구 중구보건소 보건과 감염예방팀 역학조사원이 지난 26일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통해 지역 내 한 건물의 승강기 안에서 지난 5일 오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을 조사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구지역 역학조사원들이 월 100시간 이상 시간외 근무를 하는 등 피로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거나, 밀접접촉자 분류과정에서 거센 항의를 받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일선 보건소에 따르면 감염예방팀 소속 역학조사원들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된다. 최근 4차 대유행 이후 하루 근무시간은 통산근무시간의 2배인 15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출근하자마자 확진자가 방문한 업체와 대구시에서 받은 출입명부에 대한 정보를 사전조사한 후 바로 현장으로 달려 나간다. CCTV를 조회한다 해도 이름과 전화번호만 공개되는 출입명부로는 확진자와 접촉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매출전표를 확보한 후 확진자에게 당시 주문한 것이 CCTV에 보이는 메뉴가 맞는지 전화로 확인해 어느 테이블에 앉았는지 가려낸다.

확진자가 테이블 간 이동 또는 이동 중 타인과 접촉 발생 시 역학조사원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인원을 찾기 위해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작은 업체의 경우 1~2시간, 큰 업체의 경우 6시간 넘게 CCTV만 바라보며 동선을 파악한다. 이후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자를 구분해 대구시에 보고한다.

감염예방팀의 직원 대부분은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25명 넘는 달에는 시간외 근무가 월 100시간을 넘는다.

1차 대유행이 발생한 지난해 3월은 시간외근무는 월 260시간, 3차 대유행이 발생한 지난해 12월은 170시간을 기록했다.

남구보건소 보건행정과 김정도 감염예방팀장은 “지역 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상황이 생겨 새벽까지 근무하다 보건소 소파에서 새우잠을 청한 적도 있다”며 “확진자가 비교적 적던 지난 2~4월에도 빨리 퇴근하는 시간이 오후 8~9시”라고 전했다.

역학조사원이 받는 고통은 이뿐만이 아니다.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리된 이들의 악성 민원에도 시달리고 있다.

역학조사원은 동선이 겹친 시민의 개인정보를 확인해 시스템에 입력한다.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이 통화를 끊어버리거나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해 욕설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2주간 자가격리 시 거래처가 끊긴다’, ‘내가 왜 밀접접촉자냐’ 등 자가격리자의 항의성 민원이 자주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구보건소 보건과 탁진구 감염예방팀장은 “지난 25일 특별휴가로 하루 쉬었는데 올해 처음 쉰 것”이라며 “매일 오후 11시에 마치는데다 쉬는 날이 없다보니 집에 갓난아기가 있는 직원들, 결혼을 미룬 직원들 등이 가족과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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