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드루킹 특검 재개’ 주장에…국힘 내부서도 대립각

발행일 2021-07-27 16:23:4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힘 싣는 ‘친윤’ 정진석, 쓴소리하는 홍준표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 재개를 주장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기 앞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친 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특검 재개 요구에 힘을 실어줬다.

정 의원은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드루킹 주범을 민주 법정에 세울 때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청와대 앞에서도 일주일씩 단식 농성을 해도 좋다. 당론이 정해지면 1번으로 나서겠다”고 썼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당시 문재인 후보의 최측근인 김경수 하나를 구속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며 “허익범 특검이 김경수 윗선을 왜 수사하지 못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2018년 단식투쟁을 통해 허익범 특검을 가능케 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허 특검을 의인이라고 추켜세운 뒤 “허익범의, 김성태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이제 우리가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페이스북을 통해 “(드루킹 수사) 당시 경찰에서 김경수 휴대전화와 계좌 추적을 하려 했으나 그 영장을 기각한 것이 당시 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후보 아니었나”라며 “윤석열 후보는 말할 자격이 없으니 자중하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드루킹 1심 판결 후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치권에 요구한 것이 불과 2년 전 일인데 이제 와 재특검 운운하는 것도 우습고 당시 사건의 은폐 당사자로 지목된 분까지 나서서 자기가 몸담았던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건 당시 피해자였던 저나 안철수 후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저녁에도 페이스북에 “은폐 당사자로 지목받던 분이 뒤늦게 정치적으로 문제 삼을 사건은 아니다. 1심 판결 후 제가 지속적으로 상선(上線)수사를 위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당시 검찰은 도대체 뭘 했느냐”며 “윤 후보님 주장대로 한다면 정통성 없는 정권에서 벼락출세해 검찰총장을 한 것을 오히려 참회한다고 해야 정상 아니냐”고 지적했다.

검찰의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로 윤 전 총장과 개인적 악연이 있는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도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정 의원의 제안에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지지 선언한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건은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이 단톡방에서 결정돼서는 안 되고 당 차원에서 신중히 논의해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특정 후보가 어젠다를 던진 후 우리 당 의원들이 하명을 받아 실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 눈에 그리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특검이 태동된 배경은 당시 경찰과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이 검찰이 드루킹 댓글 사건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수사하듯이 했으면 특검할 필요도 없이 당시에 다 밝혀졌을 거라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중앙지검장이었던 사람이 바로 윤석열 후보 아니냐”며 “선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이 이뤄진 이후라야 어떤 정책이든 보다 큰 동력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직격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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