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전기장치 부품 파손으로 2시간 이상 전면 운행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출근시간대와 겹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열차 운행 중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안전 안내’와 같은 문자메시지 보내는 일을 외면했다. 이로 인해 많은 이용객들이 바쁜 출근길에 역사까지 가서야 운행중단 사실을 알게 되는 불편이 이어졌다. 도시철도 이용객들에게 이중의 피해를 준 것이다. 이번 대응태세는 도시철도공사에 비상 시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긴급 매뉴얼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게 한다.

도시철도는 정시운행의 상징이다. 그러나 대구 3호선에는 시민들의 그런 기대를 저버리는 사고가 잦다. 2015년 개통한 3호선은 그동안 보조전원 이상, 선로 결빙, 전기설비 이상, 궤도빔 고장, 부품 고장 등의 이유로 6차례나 운행이 중단되거나 저속운행해야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에는 한 해 동안 3번의 운행중단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날 사고는 종착역인 수성구 용지역에서 승객 하차 후 열차가 회차하던 중 전차선 애자(절연장치) 파손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일어났다. 사고 열차가 선로를 점거한 탓에 용지역으로 향하던 후속 열차들이 줄줄이 멈춰서는 사태가 이어졌다.

애자 파손으로 인한 도시철도 3호선 운행중단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0월에도 애자 파손으로 열차가 팔달교 구간에 멈춰서면서 운행이 4시간 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유사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전 점검·정비 소홀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다.

특히 이번 사고 수습과정에서는 시민들에게 운행중단 사실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지역의 어디에 코로나 확진자가 몇 명 발생했다’는 안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도시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것은 지역민에게 일종의 ‘재난’이다.

그런데도 도시철도 측은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대응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난문자가 공해라는 지적이 있어 안내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말도 안된다. 무엇이 시민을 위하는 것인지 기본적인 판단조차 못한다는 말인가. 해명을 듣기가 민망하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혹서기에는 선로 설비나 부품에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철도 측은 전체 운행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사고를 막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란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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