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A교회 일대 불법주청자 난립||구청 일방향 단속…실효성 없어

▲ 일요일인 지난 25일 오전 11시께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와 경동초 일대 도로 한 편에 불법 주정차를 한 차량들로 가득하다.
▲ 일요일인 지난 25일 오전 11시께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와 경동초 일대 도로 한 편에 불법 주정차를 한 차량들로 가득하다.
대구 수성구청이 지역민의 불법주정차 관련 민원을 외면하고 대형교회의 편의를 봐주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수년간 같은 민원이 지속되자 일요일 단속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그마저도 시늉만 한 것으로 확인돼 지역민을 우롱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수성구청 등에 따르면 매주 일요일마다 불법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정화여고와 경동초등학교 일대다. 2009년 A교회가 이곳으로 이전한 후 교회 신도들이 예배하기 위해 차량을 끌고 와 도로변에 주차하면서부터 불법주정차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해당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때문에 불법주정차 시 차량 통행은 물론 일대 주민들의 보행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구청은 2년 전부터 A교회 일대 불법주정차 일요일(오전 11시~오후 3시) 단속을 하기로 했다. 그마저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달 14일부터 단속 운영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늘렸다. 황색실선, 황색복선·횡단보도·도로모퉁이 등에서의 불법주정차는 즉시단속 대상으로 올해 197건을 적발했다.

문제는 수성구청이 교회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점이다.

A교회로 인한 주민 안전 우려 및 불편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문제해결은커녕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지역민을 기만하고 있다.

단속은 반쪽짜리로 일방향이었다.

정화여고에서 A교회로 가는 도로방향에서는 단속을 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현장에서 구청의 단속을 확인해본 결과 교인들의 불법주정차는 단속카메라에 찍지 않았다. 경동초에서 정화여고로만 지나갔을 뿐 정작 불법주정차를 해놓은 반대쪽에서의 단속차량 운행은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법주차를 한 차량은 수십 대가 넘었다.

구청의 편의 속 A교회는 도로에 무단으로 교회 차량을 주차할 공간 조성을 위해 불법적치물까지 내놓기까지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단속시간은 공휴일 관계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요구하는 주민과 교회 측의 입장을 절충해서 일방향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지역민은 구청에서 대형교회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법주정차 단속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

A교회 일대에 사는 주민 B씨는 “일방향으로만 단속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니 구청은 교회 측과 협의한 결과물이라고 답변했다”며 “법적 근거 없이 자의적 판단으로 이런 단속을 하는지 모르겠다. 특혜임에 분명하고 불법주정차로 수년간 고통 받은 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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