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원수가 된 이웃…대구 동구 재건축 갈등 심화

발행일 2021-07-21 16:33:51 댓글 1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천동 재건축 추진에 이웃 아파트 반대 나서

생존권 문제VS법적 문제 없어…갈등 격화

재건축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대구 동구 A아파트(오른쪽) 건설 현장.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재건축 반대와 환영 현수막이 경쟁적으로 걸려 있다.
대구 동구에서 재건축 문제로 불과 20㎝ 두께 담벼락을 사이에 둔 이웃이 하루아침에 원수가 됐다.

서로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쪽 다 집회와 고발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이웃 갈등은 점점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동구청에 따르면 신천동 일원(1천843.3㎡)에서 지하 6층 지상 29층 125세대 규모 가로주택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연면적은 2만463㎡로 용적률은 687.52%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A아파트는 올해로 45살을 맞은 이 일대 최고령 아파트다. 건물 외벽에는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작년에는 정화조까지 파손됐다.

견디지 못한 주민들은 지난해 조합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재건축에 돌입했다. 지난 2월에는 대구시에 건축 심의를 요청했다.

문제는 A아파트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B아파트 주민들이 A아파트의 재건축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B아파트 주민들은 1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A아파트의 재건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소음 및 분진 피해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이 일대는 중심상업지구로 주민들의 조망권과 일조권을 보장받기 힘든 곳이다. 지상 29층 규모의 A아파트가 완공되면 지상 20층 규모 B아파트에선 조망은커녕 햇빛을 구경하기도 힘들어진다. 부동산 가치 하락도 예상된다.

B아파트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또 있다. 이 일대의 약한 지반이다.

B아파트 주민들은 이 일대가 구릉지라 만약 사업계획도와 같이 지하 6층 규모(약 25m)의 굴착 공사가 시행되면 B아파트 지반에 심각한 균열 및 충격파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아파트 입주자 대표 C씨는 “재건축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핵심은 조합과 시공사가 수익성만 생각해 과도한 규모의 재건축 추진으로 B아파트 주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법보다 사람이 먼저다. 만약 사고라도 나면 그땐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결국 B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 20일에는 동구청 앞에서 재건축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조합은 B아파트의 반대와 상관없이 사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법적 문제가 없는 데다 그동안 B아파트의 일조권 보장을 위해 설계를 조정하는 등 상생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했다는 것이다.

A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애초에 남의 사유재산을 갖고 이러쿵저러쿵 간섭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B아파트 주민들을 업무방해죄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사업 승인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청에서 중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다만 사업이 확정되면 시공사와 조합 측에 확실한 안전대책을 수립하도록 행정지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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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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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xt*****2021-07-22 08:13:31

    대구일보는 매번 댓글 달때마다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금지어 없이, 띄워쓰기 잘 해서 꼼꼼히 몇번이나 체크하며 적어도 금지어 있어서 안된다고 내가 쓴 댓글들이 다 지워져 버린다. 정말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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