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를 교육으로 바꿔달라는 항의전화…황당||부활 30년된 지방의회…달라져야 할 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대구 달서구 의원들이 계획했던 제주도 연수가 결국 취소됐다.

안대국(무소속) 달서구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김태형(더불어민주당), 박정환(국민의힘), 정창근(국민의힘), 홍복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26~28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다.

지난 19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제주도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적기사가 나간 후 달서구의회 모 의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기사에 표기된 ‘연수’라는 단어를 ‘교육’으로 바꿔달라는 항의성 전화였다.

연수로 표기된 기사로 인해 의원들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오해를 사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모 의원이 ‘연수’의 사전적 의미가 ‘교육’과 ‘훈련’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생각지 않는다. 통화 내내 머릿속엔 수만 가지 생각과 질문이 샘솟았다. 평소 모 의원이 생각하는 ‘연수’는 어떤 의미일까.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할 지방 의원들의 자질 논란은 전국적인 현상과 문제다.

특히 달서구의회는 지역에서 시끄럽기로 소문난 곳이다.

달서구의회는 그간 업무추진비 유용, 음주 뺑소니, 위원장 선거 금품 제공, 차량 무상 대여, 회의 중 게임 등 끊임없이 구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일부 의원의 일탈이 원인이라 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올해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자치분권 2.0’을 내세우며 주민 주권과 재정 분권의 독립성을 상징적으로 선포했다. 날이 갈수록 지방의회의 권한은 강해지며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달서구의회는 지역 주민들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실망하고 좌절하고 있다. 왜 부끄러움은 구민들의 몫인가? 이제는 지방의회가 응답해야 할 때다.

크고 작은 구설에 오르는 달서구의회가 아닌, 구민들을 위한 정책 논쟁으로 시끄러운 달서구의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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