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교육위 의원들의 제주도 단체 연찬회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가운데 연찬회를 빌미로 단체로 제주 나들이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던 터였다. 시기가 좋지 않았다. 특히 도의원들은 사회 지도층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다. 그런데도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나들이 연찬을 벌였다.

이들 의원들의 연찬회 일정과 같은 시기에 지역에서 경북교육청이 주관하는 학생 진로 및 취업 지원 행사가 열렸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한 채 나들이를 즐긴 것이다. 교육 위원들의 업무 태만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9명의 의원 중 8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9명 등 18명은 지난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단체 연찬회를 다녀왔다. 제주 연찬회에는 모두 1천2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제주 방주교회 및 수목원, 제주 교육박물관 방문과 행정사무 감사 활성화 방안 및 상임위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토의 등 일정이 이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SNS 등에는 “코로나 확산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굳이 제주도까지 가야 했나”, “일반인들은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면서 의원들은 단체로 몰려다녀도 되는 모양”이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앞서 경북도교육청은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110여 명의 교사 제주도 집단 연수를 계획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하기도 했다.

해당 도의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해당 연찬회를 3차례 이상 미뤄오다가 이번에 가게 됐다고 변명했다. 코로나 블루 및 올 하반기 예산 편성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같이 코로나19가 대유행 중인 엄중한 시기에 제주도 연찬회는 비난을 살 소지가 적지 않았다. 자체 소규모 모임 형태의 연찬회 등 대응 방안도 없지 않았을 터다.

도의원 연찬회는 의원들이 공부도 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성격이라 평시같으면 문제되지 않았을 사안이다. 업무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히려 연찬회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의원들의 자질 함양과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다. 참석 도의원들의 정신 상태를 의심 받을 정도다. 어려운 시기에 나들이성 연찬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역민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기초 및 광역의원들의 일탈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잊힐만하면 터져 나와 시·도민들의 공분을 사곤 한다.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경제적으로도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의원들의 각성과 함께 자중이 요구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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