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주말할 것 없이 인원이 몰린 데다 연일 30℃ 넘는 폭염 이중고||대형 선풍기, 아

▲ 18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인력 2명이 시민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 18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인력 2명이 시민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대구지역 일선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이 4차유행으로 검사자가 급증하고 찜통 더위까지 지속되면서 또다시 기약없는 고군분투에 돌입했다.

의료진들은 체감온도 35℃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지역 확진자 급증으로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몰려드는 시민을 상대하느라 연일 땀으로 샤워하는 등 녹초가 되고 있다.

18일 오후 1시께 중구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 검사소.

“마스크 내려주세요. ‘아’ 해주세요. 따끔해요. 마스크 올려주세요. 수고하셨어요.”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이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에게서 검체통을 받고 면봉 포장지를 제거한 후 면봉 2개를 각 구강과 비강에 찔러 넣었다.

레벨 D 방호복을 입은 의료인력 2명이 같은 과정을 약 50초마다 반복했다.

검체 채취 근무를 마친 간호사 A씨는 방호복과 축축해진 아이스조끼를 들고 휴게실 안으로 향했다.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은 31℃. A씨는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는 “대구시가 지급한 아이스조끼를 입고 방호복을 입지만 30분도 채 되지 않아 녹아버릴 만큼 덥다”며 “온몸을 밀폐하는 방호복으로 인해 기진맥진할 지경”이라고 힘겹게 말했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련된 컨테이너가 그나마 유일한 도피처다.

이곳을 찾은 의료진은 땀으로 범벅이 돼 젖어도 색이 비치지 않는 검은색 옷을 유니폼처럼 입고 땀을 식혔다.

같은 시각 달서구 두류공원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

푸른색 방호복과 투명한 페이스 실드(얼굴 가림막), 헤어캡, 마스크, 신발 커버로 온 몸을 감싼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안내했다.

천막으로 뙤약볕을 가렸지만 높은 온도와 습도는 막을 수 없었다. 야외 의료진들에게 지급된 것은 오직 대형 선풍기뿐. 하지만 온몸을 가린 방호복 탓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한 근무자는 땀을 흘리며 “아이스조끼를 착용하게 되면 오히려 습도가 올라 찜질방에 있는 기분”이라며 “차라리 땀을 흘리며 근무하는 것이 나아 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하루 동안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는 900여 명, 두류공원 임시선별 검사소는 300여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18일에도 수백 명이 선별검사소를 방문했다.

현장을 관리한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모든 근무자들이 방호복과 페이스 실드 등으로 물을 마시기도, 화장실을 가기도 힘들다”며 “1팀에 의료인력 2명과 행정인력 4명이 투입되는데 4차 대유행 이후부터는 2팀이 투입돼 하루 1천명 이상 검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선별검사 업무 외에도 보건소 업무로 정신이 없었는데 지난 16일부터는 두류공원에 검사소가 추가돼 교대 시기가 더 빨리 돌아와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시민들도 지쳐가고 있지만 현장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상당하다. 힘들더라도 방역지침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 통풍이 되지 않는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의료인력이 18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자를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의료진 너머로 대형 선풍기가 자리 잡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비말 전파를 우려해 작동을 시키지 않고 있다.
▲ 통풍이 되지 않는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의료인력이 18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자를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의료진 너머로 대형 선풍기가 자리 잡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비말 전파를 우려해 작동을 시키지 않고 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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