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작심 비판 “용역 뒤에 숨어 책임 회피”||원하는 지역(옥포)에 차량기지 보내라 촉



▲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
▲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이 월배차량기지의 안심차량기지 통합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내고 ‘침묵설’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본보 7월15일 5면) 진화에 나섰다.

15일 오후 배기철 동구청장은 구청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월배차량기지의 안심차량기지로의 통합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대구시에서 차량기지 용역 결과를 발표한 지 정확히 3주 만이다.

배 구청장은 “행정 관례상 구청장 입장에서 공식 입장을 내기 힘들었다. 대신 차량기지 이전을 막기 위한 여러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정치적 이슈화가 될 것 같아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뜻을 밝힐 때가 된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긴 침묵을 깬 배 구청장은 작심한 듯 대구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24일 대구시에서 일방적으로 월배차량기지를 안심차량기지로 통합 이전하는 게 ‘유리하다’라는 모호한 결과를 내놨다”면서 “용역은 용역일 뿐 결국 결정은 대구시에서 하는 것이다. 받은 자료엔 어떤 정책 결정 과정도 없다. 용역 결과 뒤에 대구시가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역 결과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배 구청장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을 발표 형식도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던져 놓았다. 그 내용이 너무나 허술해 시에 정식 용역 보고서를 요청했더니 완성이 안 돼서 못 주겠다고 했다”면서 “행정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소한의 의견 수렴 및 검증과정도 없었다. 이전지(안심)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면서 “시는 안심차량기지 확장(안)을 선택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유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구청장은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구시에서 공개한 용역 결과 보고서에는 달성군 옥포읍 간경리에서 차량기지 이전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안심지역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달성군은 원하고, 동구는 반대하는 데 그냥 서로 좋은 안(간경리 이전)을 하는 게 맞지 않냐”면서 “대구시는 이번 일로 동구와 달성군을 모두 적으로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이 있었음에도 결국 이전 비용 절감과 중앙부처 협의의 불편함만을 고려한 행정편의적 결정으로 무능과 태만 행정의 표본”이라며 “용역 결과와 대구시의 선택 사유 공개를 촉구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용역 보고서를 동구청에 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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