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시대’의 베이커리와 선거

발행일 2021-07-18 14:33:5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재복 데일리베이커리 대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가 그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 남긴 유명한 말이다.

그가 이야기 한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들춰 보는 것 즉, 소통을 통해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1990년대생이 사회 초년생으로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요즘, 나도 모르게 우리 사회의 대표 꼰대가 돼 가고 있다는 우울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며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계기로도 삼고 있는 시간이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사회초년생이었던 시절 ‘빵’은 동네 빵집에서 구매할 수 있었던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이 빵의 대표였다.

먹고 사는 문제가 무엇보다 급했던 당시에는 질보다는 양이, 식감보다는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 되던 시대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빵이 대표 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왔고, 그 흐름에 맞춰 소비 패턴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젊은 소비자들은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SNS를 통해 맛집 정보를 공유하고, 먼 거리를 마다 않고 달려가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집 앞까지 주기적으로 배달 받는다.

맛집에 충성도를 더한 ‘구독경제’의 시대로 그 흐름이 변한 것이다.

이 같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소통은 선거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2022년에는 대통령선거 뿐만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선출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예정돼 있다.

사실 과거 우리 정치사는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배고픔의 시대에는 정치의 영역에서도 ‘누가 국민의 염원을 담아 국가와 지역을 이끌어 갈 것인가’는 후보자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했고, 당장 나에게 고무신 한 켤레 같은 경제적 이익을 주는가가 투표의 기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변화된 세상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고, 그러한 목소리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경제이익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정치라는 ‘베이커리’를 누가 집 앞까지 잘 배달해 주느냐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유권자 모두는 성장과 분배의 열매인 ‘베이커리’를 더 많이 생산해 골고루 분배해 줄 수 있는 인물이 누구 인가를 가려낼 줄 아는 혜안을 기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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