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미사업장 이전설…내부에선 ‘기정사실’

발행일 2021-07-14 14:54: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철우 도시자, 한화 측에 재검토 요청…이미 마음돌린 한화, 직원에 함구령 내려

한화 구미사업장 이전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011년 4월 ‘구미시 이달의 기업’에 선정돼 구미시청 국기게양대에 걸린 한화의 회사기.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화가 구미사업장을 이전한다는 소문이 공공연연하게 퍼지면서 구미경제계가 긴장하고 있다.

구미사업장이 이전할 경우 관련 중소업체는 직격탄을 맞게 되고, 당장 구미시가 추진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미경제계에 따르면 한화는 구미사업장을 충북 보은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으며, 노조와의 협상만을 남겨 둔 상황이라는 것.

구미사업장의 고용 인원은 400명 정도로 이 중 150여 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한화 구미사업장은 탄약용 신관 등을 생산하는 화약제조업체다.

지역 방위산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가량인 만큼 구미사업장과 관련된 지역 중소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화가 구미사업장 이전을 결정한 이유는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로 생산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때 3천억 원 이상을 기록했던 연 매출액이 최근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한화가 지방사업장을 통·폐합하는 방법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구체적인 이전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화 내부적으론 구미사업장 이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노조가 반발하고 있지만 회사의 재정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이전으로 무게가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한화 이전설이 현실로 다가오자 경북도와 구미시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3일 간부회의에서 “구미시와 함께 한화 구미사업장의 이전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9일에도 한화 측에 “구미사업장 이전에 대해 다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구미사업장 이전과 관련된 어떤 언급도 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한화의 입장을 고려하면 지방사업장의 통폐합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미 이전으로 가닥을 잡은 한화 측에 부탁하기 보다는 법인세 차등 부과, 전기세 면제, 우수 인력에 대한 세금 혜택 등 비도수권 입주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이들 기업의 지역 이탈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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