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대학교 배구팀은 최근 경북체육회로부터 금년 도민체전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자격박탈 결정문을 받았다. 도민체전이 열리기 전 대학리그에 참가등록한 팀은 그 해 도민체전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근거는 경북체육회 관련 규정이다.
이에 반해 고교 및 대학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실업팀은 실업리그는 물론이고 도민체전이나 전국체전에 제한없이 참가할 수 있다. 대학팀 역차별이란 반발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구미대 배구팀은 “현 규정 하에서는 특정 대학팀이 경북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려면 도민체전을 포기하고 대학리그에 등록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구미대 측의 반발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경북체육회 규정은 종전부터 있었지만 문제가 불거진 것은 금년부터라고 한다. 도민체전은 통상 대학배구리그보다 한달 가량 앞선 5월에 열렸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6월로 연기되면서 대학리그와 시기가 겹쳐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경북체육회의 행정 착오도 논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도민체전 참가 신청일은 지난달 21일이며 구미대학팀이 대학리그에 등록한 시기는 같은 달 23일이다. 도민체전 등록이 먼저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참가자격을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이의가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경북체육회는 출전자격을 심의하는 소청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대학팀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도민체전을 포기해야 하는 규정은 개정하는 것이 옳다. 무엇 때문에 도민체전을 개최하는지 돌아보고 규정에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으로 바꾸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도민체전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떨어진다. 지금 도민체전이 열리고 있는지 아는 도민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체육관계자들은 직시해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있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
경북체육회의 도민체전 참가제한 규정은 대학이 많이 있는 지자체가 상위 입상을 독차지하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우수팀 창단 유도나 경기력 향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시군 간 도민체전 성적을 염두에 둔 출전제한으로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어렵게 스포츠팀을 창단한 지역 대학의 의욕을 꺾는 결과로 이어져서도 안된다. 필요하다면 다른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도민체전에는 보다 우수한 선수들이, 보다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