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입당 아직 고심 중

▲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뉴스
▲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일 “정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최 전 원장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 준비에 들어가면서 보수 야권의 대권레이스 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그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 등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충돌하며 반문(반문재인) 인사로 자리 매김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복수의 언론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감사원장에서 사퇴했던) 그때 말한 것처럼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기여할 게 있는지 생각했다”며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결심하자마자 나가서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바로 할 수는 없다”며 “제가 준비가 더 된 다음에 (공식적인 것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구체적인 내용 등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8개월 앞둔 만큼 범야권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는 곧 대선 도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최 전 원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심했나’라는 물음에 “출마를 안 할 거면 지금과 같은 대선 정국에 정치 참여 선언해서 뭐 하겠느냐”며 “정치 참여를 하면 출마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아직 생각하고, 여러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 측은 부산·경남(PK) 조직 구성에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다.

최 전 원장은 사퇴 후 가족과 지방에 내려가 정치참여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병상에 있는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머무르고 있다. 당분간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 참여의 뜻을 직접 밝혔음에도 최 전 원장이 대권 경쟁에 곧바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중립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감사원장직을 도중에 그만둔 데다 정치적 기반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에 맞춰 다음달께 입당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지지율 기반은 물론 캠프 구색을 갖추고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지지도 받는 등 입당을 미룰 만한 체급이 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사정이 다른 것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외부 인사 영입 임무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아직 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 전 원장이 당분간 장외에서 관망하다가 국민의힘이 경선 합류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다음달 말께 입당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은 ‘윤석열 X파일’ 이후 보수 야권 대안론의 중심에 섰다”면서 “이제 관건은 ‘대안’이 아닌 ‘대세’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