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차량기지 유치희망지역 있었다…당시 외면한 대구시 지금은 정면으로 반발 직면

발행일 2021-07-04 15:52: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차량기지 이전 동구 민심 들끊어…집회·서명운동 나서

대안은 고려도 안했다?…행정편의주의 행태 많아

대구 동구 사복동에 위치한 안심차량기지 전경.
최근 잇따른 철도 차량기지 이전과 건설로 대구 동구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차량기지 유치를 원하는 지역이 있었지만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동구 안심3동 주민자치위원회는 5일부터 월배차량기지의 안심 차량기지로의 이전 통합이 주민 뜻을 전혀 고려치 않은 일방행정임을 알리고자 대구시청 앞 1인 시위 및 집회에 나선다.

안심3동 양창국 주민자치위원장은 “동구 주민들은 20만㎡가 넘는 차량기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용역 결과는 동구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스코선 차량기지 건설이 유력한 이시아폴리스 지구에서도 주민들이 지난달 완료한 차량기지 건설 반대 서명을 동구청과 대구시에 전달할 방침이다. 서명에는 이시아폴리스 전체 주민의 절반에 가까운 4천686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주민의 뜻이 우선’이라면서도 이전 철회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대구시가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배차량기지 인근 도시화를 이유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정작 안심차량기지 인근 역시 신서혁신도시 등 7천여 세대의 공동주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시아폴리스 차량기지 예정부지인 봉무IC는 3천800여 세대의 공동주택 대단지와 불과 30m 떨어져 있어 주민 반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해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월배차량기지와 이시아폴리스 차량기지 모두 유치를 희망하는 곳이 있었음에도 대구시가 이를 배제했다는 점 역시 지금의 반발을 초래한 원인이란 지적이다.

월배차량기지의 경우 대구대와 달성군 옥포읍에서 유치를 원했고, 이시아폴리스 차량기지 역시 북구 연경지구에서 건설을 희망했다.

대구시에선 사업비용 증가와 더불어 4차 철도망 포함 등 행정 절차상의 문제로 이들의 유치 희망을 외면했다.

나아가 시에서 동구에 제안한 차량기지 건설 인센티브 안이 허울뿐인 선언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배차량기지 후적지 개발 효과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의미 없는 선심성 공약 등을 던져주면서 주민 반발을 무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구시의회 안경은 의원(안심1·2·3·4동)은 “이번 결과는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의 말로다”라며 “월배차량기지의 경우 대구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를 요청했음에도 시에서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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