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지역 호텔업계의 기반이 내려앉고 있다. 대부분 호텔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 멀쩡한 호텔이 하나도 없다.

호텔 등 숙박시설은 관광산업의 필수 인프라다. 특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체류형 관광에는 없어선 안될 인프라다. 이제는 코로나가 극복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숙박업 인프라 회복이 어려울 정도다.

호텔업계의 매출은 코로나 사태 이후 70% 이상 감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여행, 호텔, 유원시설 등 전체 관광업계 피해는 16조6천억 원에 이른다. 뚜렷한 관광상품이 없는 대구는 피해가 전국 평균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지역 호텔업계의 상황은 이야기를 전해 듣기가 민망할 정도다. 매물 출시, 객실운영 중단, 휴업 등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확인되지 않는 루머까지 나도는 상태다.

도심인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은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구 인터불고호텔 엑스코점은 올 초 상조회사에 매각됐다. 중구 노보텔 앰베서더 호텔은 객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동대구역 부근 토요코인 동대구점은 사실상 건축공사가 끝났지만 경기가 불투명해 마무리 작업이 미뤄지고 있다. 중소 호텔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상당수가 휴업 신고를 했거나 객실 손님을 받지 않는다.

리모델링을 끝낸 수성구의 한 호텔은 공사비 문제 등으로 법인통장이 차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수성구의 또 다른 한 호텔은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광은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한다. 전후방 여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 코로나 사태 전 대구는 근대 골목투어 등으로 도시관광의 새로운 기지개를 켜려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던 지역관광에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호텔은 이용객이 격감하더라도 일정 수준 종업원을 유지해야 하는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든다. 적자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역 호텔업계의 경영상황은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관계 당국에서 전기요금, 고용유지금 지원 등에 이어 재산세 경감 등의 대책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왕 지원할 것이면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책자금 저리대출 등 금융지원도 필요하다. 지역의 호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학회, 세미나 등 마이스 관련 행사를 대폭 늘리고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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