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임기를 1년을 남겨뒀다. 그는 최근 3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권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상당한 업적도 쌓았다. 반면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남은 1년간 시정 운영 결과에 달렸다. 3선 가도가 꽃가마 길이 열릴지, 가시밭길이 될지 관심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30일 민선 7기 3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서 그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대구시 신청사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등 3대 숙원사업을 모두 해결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물산업, 의료산업,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산업구조를 바꿨다고도 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 코로나19 위기 극복, 영·호남 달빛동맹 등도 성과라고 평가했다.

권 시장은 3선 출마와 관련, “지금은 대선의 시간”이라며 “고민 중이고 앞으로 걸어가는 길을 보면 차차 알게 될 것”이라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주위에선 3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차기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권 시장은 이날 통합신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과 공항 후적지 개발을 과제로 꼽고 시청 신청사 랜드마크화, 대구·경북 통합 등을 남은 1년의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모두 1, 2년 내에 끝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최하 수년에서 10년은 걸리는 사업들이다. 결국 3선에 성공해야 추진과 마무리가 가능하다. 그의 3선 출마 의지는 분명하다. 3선 출마 시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그가 단연 유리하다. 하지만 경쟁자는 논외로 치더라도 장애물이 적지 않아 보인다.

장애물은 지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 해결과 가벼운 처신이 될 전망이다. 권 시장의 7년 재임 기간 동안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8년째 전국 꼴찌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 대구 시민들의 체감 경기는 최악이다. 권 시장이 그다지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물론 경제구조 개선은 단시일 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권 시장의 처신을 두고서도 말들이 많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구지·고검 방문 시 꽃다발을 들고 찾아가 환영한 일은 지역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백신 사기 논란도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단체장의 진중함을 잃은 처사로 지적되고 있다.

역대 민선 대구시장 중 3선 벽을 넘은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재선 후 물러났다. 권 시장이 3선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권 시장은 남은 1년 동안 불신과 회의를 극복해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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