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석

경산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지는 무더위가 찾아오면 어김없이 말벌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벌집을 짓지 못해 활동이 뜸했던 말벌의 활동이 7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도심 곳곳에서 벌집 제거 신고가 늘어난다.

기온이 오르고 말벌 집 내 일벌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8~9월은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다.

9월에는 벌집 크기가 커지고 개체 수가 증가해 벌 쏘임으로 인한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특히 독성이 강한 말벌의 종류는 도심 가로수·아파트 지붕에 집을 짓는 외래종인 검은 말벌, 외양간·나무·비석 등에 집을 짓는 토종말벌, 무덤·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 등이 있다.

말벌에 쏘이면 붓고 붉어지면서 가렵고 아픈 증상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팔다리 전체가 붓고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가슴이 먹먹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혈관이 부어올라 호흡곤란이 생기는 경우 저혈압으로 인한 사망사고에 이를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요구된다.

말벌은 꿀벌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독성이 있으며 침에 윤활성분이 있어 침을 쏘고 그침을 다시 뽑아 여러 번 공격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의 양이 많아 사람을 쇼크사로 숨지게 할 수 있다.

집주변에서 벌집을 발견하면 무리하게 제거하려고 하면 절대 안 된다.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큰 위험을 낳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향수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같은 제품은 향기 때문에 말벌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벌은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벌이 많은 장소에 출입할 땐 흰색 등 밝은 계열의 옷을 입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벌을 쫓아내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것 명심해야 한다.

넷째 만약 벌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침착하게 대처하고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지럽거나 두통이 올 때는 누워 다리를 들어주는 자세를 취하고 이상 반응 시 신속히 119에 신고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또한 벌에 쏘인 부위에 얼음찜질하면 통증과 가려움증이 다소 완화될 수 있으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안전 수칙을 꼭 유념해 지킨다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남동해 기자 nam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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