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포함됐다. 달빛철도는 20년 넘게 끌어온 양 지역의 해묵은 숙원이다. 이제는 조속한 추진이 과제로 남았다.

달빛철도는 대구와 광주 사이 198.8㎞ 구간을 고속화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대구, 경북(고령), 경남(합천·거창·함양), 전북(장수·남원·순창), 전남(담양), 광주 등 영호남 6개 시도 10개 지자체를 잇게 된다. 대구와 광주 간 이동시간이 현재 2시간30분에서 1시간대로 단축된다. 사업비는 4조5천억 원 규모다.

4차 철도망 구축계획의 핵심 정책목표는 ‘주요 거점 도시 간 2시간대 철도망 연결’과 ‘국가순환철도망 구축’이다. 이 목표에 비추어 보면 영호남 내륙을 연결하는 철도는 결코 후순위로 미뤄서는 안되는 사업이다. 그간 영호남 연결 노선은 남부지역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해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달빛철도는 동서화합과 국가 균형발전에 필수적인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호남 시도민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22일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에서 달빛철도를 검토사업으로 분류한 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경제논리에 밀려 또 다시 좌초 위기에 봉착하고 만 것이다.

달빛철도를 살린 것은 영호남 시도민들이었다. 초안 발표 후 지역민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지역 민관정과 경제계가 한마음이 돼 정부와 정계에 조기 건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 결과 이번과 같은 성과를 얻게 된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원활한 영호남 교류가 가능하도록 인프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철도망 계획 심의에 영호남의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을 전달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8일 “달빛철도는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성사돼야 할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또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안나온다고 해서 이런 의미있는 투자를 안하면 지방은 계속 수요가 주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정 최고위층의 전향적 자세는 모두 영호남 지역민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된 결과다. 국토교통부의 계획 수정은 당연한 것이다. 종전 국토부의 논리대로라면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영호남을 잇는 교통망 확충은 양 지역 간 인적, 물적 교류를 촉진해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예타 면제 등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빈틈없이 준비해 달빛내륙철도 사업이 빠른 시일 내 착수되기를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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