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이후 회식 모임 사라져 개인 여가활동 사라질까 우려||소홀했던 직장 동료들과 모임 가

▲ 직장인이 즐겨 쓰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원제한 해제 소식에 벌써 회식 날짜를 잡고 있다’, ‘우리 회사도 회의 중 회식 자리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
▲ 직장인이 즐겨 쓰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원제한 해제 소식에 벌써 회식 날짜를 잡고 있다’, ‘우리 회사도 회의 중 회식 자리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재현(31·수성구)씨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 심란해졌다. 벌써부터 직장 내 상사들이 ‘당장 회식 일정부터 잡자’는 등 사라졌던 회식문화가 부활할 조짐이 보여서다.

김씨는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식이나 모임이 줄어 개인시간이 늘어나 취미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소식에 단체 활동보다는 개인시간을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의 근심걱정이 늘고 있다.

반면 기성세대인 ‘직장 상사’들은 단합 시간이 줄어들어 약해진 구성원들 간 유대감을 회복시킬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다음달 1일부터 사적 모임 기준 인원과 식당 영업시간을 완화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라 대구지역은 1단계가 적용될 전망이다.

사적모임 인원제한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5인 이상 집합금지는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직장인들의 근심걱정은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직장 상사가 백신 맞은 사람끼리 회식 하자고 들떠있다’, ‘식당 예약 오더가 떨어졌다’, ‘저녁 없는 삶 시작’이라는 등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직장상사들은 거리두기 개편을 반기고 나섰다.

특히 그동안 몸을 사렸던 공직 사회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무원 박모(52)씨는 “한동안 부서간 회식을 갖자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도 못했다”며 “다음달 그간 소홀했던 직장 동료들과 모임을 가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처럼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엇갈리는 희비 속에 새로운 회식문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남대학교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개인 여가 생활의 중요성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다”며 “과거처럼 의무적으로 회식 참여를 강요하는 방식에서 조직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조직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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