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의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쪽지 시험 중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받자 억울함을 표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 교육 당국이 감사에 착수했다.

14일 경북도교육청과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45분께 A(17) 양이 안동 한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당일 A양은 학교에서 1교시 영어 수업 수행평가 중 교사에게 부정행위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교무실 별도 공간에서 반성문을 썼다.

당시 교사는 A양 책상 안에서 영어 문장이 적힌 쪽지를 발견해 부정행위를 의심했다.

2교시 수업 시작 후에도 홀로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쓴 A양은 이후 학교 인근 아파트로 이동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반성문 2장에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억울함을 나타내며 ‘0점 처리된다면 받아들이겠다.’, ‘저는 이제 아무 가치가 없다’는 등 글을 적었다.

사건 발생 후 유가족들은 “수행평가에서 A양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반성문을 쓰도록 강요받고 모욕적인 말을 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 시간 중 외출증 없이 외부에 나갔음에도 학교에서는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경북도교육청은 대책반을 꾸려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경찰도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행위 지적 내용뿐 아니라 A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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