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의 도시’ 대구, 제일모직 주변 공장들 다수||제일모직 다음 가는 대한방직·대농방직도
오늘 날 대구에서 ‘공단로’라 하면 서구 염색공단로·북구 3공단로·검단공단로·달서구 성서공단로를 떠올리기 일쑤지만, 당시 제일모직에서 출발해 원대오거리로 뻗어가는 길이 공단로였다.
칠성·침산동 일원은 제일모직 못지않게 큰 대한방직, 대농방직을 중심으로 여러 사업장들이 모여 있다.
제일모직 주변으로는 대한통운창고·승리기계 등, 대한방직 주변으로는 금성공사·남선직물 등, 대농방직 주변으로는 농협창고·삼진공업사·조선맥주 등이 위치해있다.
특히 대구 섬유산업의 선두에 섰던 제일모직 아래편에는 제일모직 부설 성일여자중·실업고등학교가 있고 그 좌측에 성광중·고가 있다.
대한방직과 대농방직 북편에도 대농서공장, 선학알미늄, 한국화섬가공 등 큰 공장이 있다.
북침산네거리 일대에는 북부시장과 담배인삼공사의 전신인 전매청의 창고 일부가 보인다.
시민운동장 축구장(현재 DGB대구은행파크) 북편에는 당시 북구청이 있는데 그 크기가 현재 북구청 크기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다. 반대로 축구장 아래편에는 칠성극장이 자리 잡고 있다.
1984년 항측 사진에서는 대농방직이 나간 자리에 들어온 북구청, 북부경찰서, 북부도서관, 달산국민학교(현재 달산초), 대구여중(현재 대구일중), 한국전력공사 대구지사를 확인할 수 있다.
대농방직과 함께 다른 소규모 공장들도 사라지며 다른 시설이 들어섰다.
대농방직 북편에 있던 대농서공장 자리에는 침산중이 들어왔다.
대농방직 아래편에 있던 남성직물공업사 자리를 중심으로는 광명아파트(현재 오페라트루엘시민의숲)·태성보성아파트·신흥맨션·우일맨션·청일빌라·팔공빌라 등 주거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제일모직과 대한방직의 이전이 확정되며 대농방직이 없어졌을 때와 같이 다수의 공장이 사라져 일대 환경이 급변했다.
1994년 항측 사진에서 제일모직 부설 성일여중·고는 폐교돼 칠성동삼성아파트가, 성광중·고는 검단동으로 이전해 성광우방타운아파트가 공사 중이다.
선학알미늄과 한국화섬가공은 선학아파트·침산청구아파트·현대아파트로, 철강상회 및 경북염직가공 터는 대구지방국세청 및 북대구세무서가 됐다.
약 15만㎡에 달하던 제일모직은 보존할 남동편의 터 약 2만5천㎡를 제외하고는 곧 들어올 아파트 단지를 착공하기 위해 철거돼 나대지로 변모했다.
대한방직도 마찬가지로 남편은 나대지가 됐고 북편은 이미 침산동서아파트·침산동아무지개아파트·침산쌍용아파트가 준공됐다.
2010년 항측 사진에서는 공장 터가 아파트 단지들로 메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일모직 북편 터는 롯데캐슬오페라아파트·침산코오롱하늘채아파트·한라스카이빌아파트가 침산초를 품었다.
제일모직 아래편에는 2003년 8월 개관한 오페라하우스와 2009년 3월 개교한 칠성고도 보인다.
대한방직 아래편 터도 침산푸르지오아파트와 태왕아너스오피스텔이 세워져 섬유공단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삼성창조캠퍼스가 들어서며 제일모직이 들어섰던 자리는 남동편에 보존된 터를 제외하고는 옛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제일모직과 대한방직 그리고 대농방직 등 대구의 경제를 책임지던 굵직한 공장들이 나가고 2020년 현재까지 변하지 않은 건물들이 있다.
바로 1974년 항측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던 경일중, 달성초, 칠성초, 침산초로 학교들이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