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유승민, 영남대서 첫 초청 특강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5월31일 영남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날 특강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5월31일 영남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날 특강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5월31일 대구를 찾아 당 내 제기되고 있는 ‘계파 논란’과 관련 “유승민계는 없다. 구시대 계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유 전 의원은 영남대학교 상경관 208호에서 초청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안팎에서 제가 보스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김웅 의원 등은 저의 명령에 복종하는 부하처럼 얘기하는데 이는 저와 젊은 정치인들에 대한 모욕이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당 내 가까운 사람은 당연히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른정당을 만들면서 함께 한 인사들”이라며 “당시 낡은 보수를 버리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신뢰회복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통했던 사람들로 이준석, 유의동, 김웅, 오신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과 몇 년간 고생을 하다 지난해 4·15 총선 전 다시 국민의힘에 들어오면서 동지애가 끈끈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들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승민계’라고 지적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향해 “낡은 시각에서 유승민 계파라고 공격하는 중진 그룹의 후보들은 당장 공격을 멈춰 달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중요한 전당대회인데 이 전 최고위원이나 김웅 의원 등 ‘0선’, 초선들이 출마하지 않았으면 국민들이 관심을 주겠느냐”며 “후배들의 용감한 도전을 선배들이 마음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예비 경선 여론조사에서 당원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당원들이 보수적인 편인데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당원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과 요구가 표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과 관련 “배신자라고 말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소신을 지켰을 뿐”이라며 “정치인들의 불법이나 비리를 용납하지 않는 저의 소신을 저한테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영남대에서 처음 가진 특강에 대한 의미도 부여했다.

영남대는 박 전 대통령이 과거 재단 이사장을 지낸 학교다. 현재 최외출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남대에서 그동안 단 한 번의 특강도 하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은 “영남대 학생들아 강의 요청을 했지만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며 “이번 강의를 시작으로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찾겠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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