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에 사전 통보 안 해…배달 의존하던 식당들 타격 우려

▲ 구미시청 전경.
▲ 구미시청 전경.




구미시가 다음달 1일부터 시청사 내 1회용품 사용 및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자 인근 식당가들이 사전 통보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끊겨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시청 인근 식당가들은 배달 주문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을 뻔히 아는 시청이 1회용품 반입(사용)을 금지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구미시는 최근 1회용품 없는 청사를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했었다.

전 부서를 돌며 텀블러 등 개인컵 사용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한편, 간부 공무원들에게 동참 서명을 받기도 했다.

구미시는 전면규제가 실시되는 다음달부터 1회용품 사용 실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실천이 부족한 부서의 이행을 촉구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1회용품 사용 금지의 제도적인 정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시의 이 같은 조치가 인근 식당가에는 전혀 통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청 직원들이 외부 식당 이용을 자제하자, 별도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포장 배달을 해야 했던 식당가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시청 배달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던 시청 인근의 한 식당 사장은 “구미시가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한다는 이야기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시행을 하기 전에 식당가에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 “1회용품을 줄인다는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할 시청이 이렇게 아무런 의논 없이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 앞으로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이와 함께 구미시의 1회용품 사용 금지에 따라 종이컵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그동안 종이컵을 시청에 납품하던 사회적 기업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하던 사회적 기업들은 시의 일방적인 조치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최근 1년 사이 구미시 플라스틱 발생량이 22%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전 직원 1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면서 식당가와 사회적 기업 등의 반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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