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지사 부국장대우
▲ 경북지사 부국장대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현장을 찾아 답을 구하라는 주문을 자주한다. 지역에 머무르지 말고 중앙이든 어디든 해당분야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독려와 함께 이 지사는 평소 지론인 삶의 질 개선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지론은 힘들어도 의지할 데 없는 사회에서 희망을 주는 말이다.

이 지사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지역이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이룩돼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지사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해야 국가 경쟁력도 강화된다고 역설했다.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지면 부동산과 저출산 문제 등은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삶의 질 역시 향상된다는 말에서다. 지방소멸 해법에서 삶의 질을 찾겠다는 게 이 지사의 복안이다.

수도권과 지방과의 관계는 80:20 법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는 ‘파레토 법칙’을 발견했다. 그가 찾은 법칙은 다양한 분야에서 불균형을 설명하고 해석하는데 적용됐다. 하지만 현대에는 그의 법칙을 무조건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파레토는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의 80%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개미는 얼핏 보면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20% 정도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80%는 논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만 따로 모아 놓아도 시간이 지나면 역시 20%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는 빈둥거리며, 게으른 80%를 따로 모아도 그 중에서 20%는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결과물의 80%가 조직 구성원의 20%에 의해 생산된다는 것이다.

파레토의 80:20 이론은 사회 전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와 결합해 각광을 받아오다 ‘역(逆) 파레토 법칙’이 등장한다.

미국의 IT잡지 와이어드(Wired)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은 파레토 법칙에 따른 80:20의 집중현상을 나타내는 그래프에서는 발생확률 또는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20% 부분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례들을 찾아냈다. 그는 인터넷과 새로운 물류기술의 발달로 이 20% 부분도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2004년 ‘와이어드’지에 발표했다. ‘롱테일 법칙’이다.

80%의 하찮은 다수가 20%의 중요한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다양한 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시장의 다양하고 복잡한 것들을 효율적으로 잘 여과해 수요와 공급의 연결을 용이하게 하면, 지금까지 무시됐던 다수의 사람들이 소수의 기득세력를 압도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중심의 기득권 세력들은 끼리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잘난 소수가 중요한 자리를 독식해도 그들이 생산하는 것으로 못난 다수를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못난 다수는 이 사실을 인정하라고 강요한다. 그러나 소수가 다수를 장기간에 걸쳐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아 그 불만과 불평등이 누적되면, 결국은 걷잡을 수 없는 파괴적 소용돌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80%의 다수가 무한한 창조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가 보편적인 풍토로 정착될 때, 우리 사회는 학벌이나 외모 중시주의, 청년실업 같은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이 지사의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에 응원의 힘을 보낸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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