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그놈의 분수대가 뭐라고…대구 동구청, 분수대 사업 추진에 구청장까지 읍소

13일 추경 예비심사에 이례적으로 배기철 동구청장 참관
분수대 사업 필요성 강조, 구의원 반응 싸늘

13일 대구 동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2차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에 참석한 배기철 동구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호화 분수’ 논란에 휩싸면서 무산됐던 ‘대구 동구청 앞마당 재정비 사업’(본보 4월14일 1면, 5월11일 5면)을 한 달 만에 재추진하는 동구청이 의회의 반대에도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구청장까지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3일 열린 대구 동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2차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에는 이례적으로 배기철 동구청장이 직접 참석해 구의원들에게 최근 논쟁거리로 떠오른 분수대 건설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본회의가 아닌 예비심사에는 해당 과장과 담당 직원만 참석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

배 구청장은 “분수대 재정비 사업에 대해 담당 과장의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큰 그림 속에 지나가는 작은 사업일 뿐인데 불필요하게 논쟁거리가 되는 것 같아 이를 설명하려고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분수대 재정비 사업은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폭염 대책의 일환으로 대구시와 구청에서도 발맞춰 진행해야 할 사업”이라며 “본예산이든 추경이든 결국 총액은 같다. 꼭 필요한 사업임을 알아 달라”고 덧붙였다.

동구의회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배 구청장은 “지난 1차 추경 때도 예결위를 통과했던 사업이 수정안으로 결국 부결됐다. 사업에 찬성했던 일부 예결위 의원들조차 수정안에 동의하며 스스로의 결정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동구는 K-2 군 공항 이전으로 대변혁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 변화에 걸맞은 총체적 변화가 필요하다. 의원님들이 부디 도와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동구의회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구청장 발언에 침묵을 지키던 의원들은 구청장이 퇴장하자 남아 있던 공원녹지과 직원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쏟아냈다.

최은숙(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은 “1차 추경 때는 분수대 재정비 사업으로 올렸는데, 이번에는 같은 사업을 폭염대응 경감시설로 이름만 바꿔 올렸다”며 “주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의회를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 말이 되는냐”고 지적했다.

김병두(무소속) 구의원도 “이미 1차 추경 때 예산 삭감의 이유를 설명했다”면서 “해당 사업은 업무추진 우선순위에 맞지 않으며, 시급한 사안도 아니다. 비슷한 폭염경감시설이 주위에 있는 데다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 역시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사업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지금 건의해야 한여름에 맞출 수 있어 올렸을 뿐 별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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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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