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로, 대구도서관’…뻔한 명칭 공모전, 취지 무색

보여주기 식 일회성 행사 아니냐는 지적도

대구시청 전경
대구 지방자치단체의 명칭 공모전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명칭 공모에 상금까지 내걸었지만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닌 단순히 지명을 결합한 아이디어가 당선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모전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어서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형 배달앱 명칭 공모전을 진행했다. 해당 공모전의 슬로건은 ‘이웃에 도움되는 착한소비 대구형 배달앱의 이름을 지어주세요’다.

공모전에는 1만2천157건의 이름과 스토리가 접수됐는데 1위 ‘대구로’, 2위 ‘배달도(do)대구’, 3위 ‘다대구요’였다.

운영사인 인성데이타는 접수된 이름 중 활용성, 창의성, 명료성, 스토리 등을 평가 지표로 삼고 기업내부 심사,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선정했다.

당선작 중에는 동일한 명칭을 낸 참가자는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전 기준에 따라 가장 먼저 해당 명칭을 접수한 참가자가 당선자가 된 셈이다. 상금은 1등 300만 원, 2등 100만 원, 3등 50만 원이다.

대구시는 12일 ‘대구로’를 배달앱 명칭으로 최종 확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명칭 공모가 주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이름을 통해서 떠오르는 이미지와 홍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여주기 식 일회성 행사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대구시는 대구대표도서관 명칭을 공모했고 ‘대구도서관’을 최종 선정했다.

당시에도 도서관 건립취지에 부합하는 정체성, 적합성, 대중성, 창의성을 가진 명칭을 선정하기 위해 공모전을 열었으나 결국 대구와 도서관이 결합한 명칭이었다. 대구도서관을 최초 제출한 출품자에게는 6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2017년에 개관한 북구 ‘태전도서관’도 2016년 8월 명칭 공모를 통해 당선됐지만 결국 태전동을 딴 이름이다.

이처럼 수많은 명칭 공모전 당선작이 단순히 지명을 결합한 명칭에 불과해 공모전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남대학교 허창덕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선정된 명칭들을 살펴보면 그 이름을 들었을 때 고민의 흔적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행정 편의적이고 공모사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여가 없이 드러나는 부분”이라며 “기계적인 사업명을 정하기보다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름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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