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자체마다 일회용 폐 마스크 처리가 새로운 고민거리가 됐다. 현재 폐 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하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매립해도 잘 썩지 않는다. 태우면 공해물질을 내뿜어 환경을 오염시킨다. 재활용은 안 된다. 이래저래 천덕꾸러기 신세다.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해방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탈출은 아직도 요원하다.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아 폐 마스크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구시의 경우 250만 명의 시민이 하루 약 117만 개의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한 후 버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5천100만 명의 국민이 하루 2천만 개, 연간 73억 개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렇게 버려지는 폐 마스크가 현재 별도의 처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법이 유일하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진 폐 마스크의 38%는 땅에 묻히고 23%는 소각된다. 폐 마스크는 위생문제 등으로 재활용이 어렵다. 이렇다 보니 처리 방법은 매립과 소각하는 것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여러 겹의 필터를 사용한 마스크의 주요 재질이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프로필렌’이다. 소재 특성상 땅에서도 잘 썩지 않는다. 매립 시 완전분해까지 450년이 걸린다. 소각 시엔 유해 물질을 뿜어낸다.

아직까진 폐 마스크가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지만 폐 마스크는 이래저래 환경오염 유발이 불가피하다. 폐 마스크는 함부로 버리면 애꿎은 동물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환경부의 폐 마스크 폐기 매뉴얼은 귀걸이 끈을 잘라 돌돌 말아서 비말 노출을 최소화해 버려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 방법도 효과가 떨어진다. 분리 배출과 수거도 인건비 등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여 마스크 착용률을 높였던 것처럼 이제는 마스크의 올바른 폐기와 폐 마스크 줄이기를 홍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최소한 3, 4일은 쓰고 버리는, 배출량 자체를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완전한 해결 방안이 못 된다.

비용 증가 등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면 마스크 등 친환경 자재를 사용토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거 처리 때 환경오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혜를 모아 방법을 찾자. 정부와 지자체가 폐 마스크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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