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가뭄에 시달리는 농촌 들녁, 일손돕기로 농업인에게 희망을

발행일 2021-05-10 14:55:2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황태진

북부본부장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았지만 농촌 들녘은 일손부족으로 적기영농에 차질을 빚으며 농가들이 아우성이다.

농촌인력은 농촌의 지속적인 인구감소 및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노동인력의 국내외 이동 제한으로 일손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경북도는 봄철 농번기를 맞아 농촌인력의 고령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안정적 인력지원을 위해 국민 참여형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섰다.

농번기인 4~6월에 맞춰 경북도 전 부서, 향우회 등이 참여하는 농촌 일손 돕기와 함께 도내 23개 시·군 유관·산하기관, 농협 등의 참여를 통해 농번기 일손부족 완화를 추진한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농촌의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농촌 일손 돕기를 진행한다.

또 농번기 농촌인력 공급 서비스 확대,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 추진, 국내 체류 외국인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농촌의 안정적 영농작업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농촌지역은 저 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존폐마저 위태롭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위험지수’ 조사에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경북도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0.47로 23개 시·군 중 19개 시·군이 소멸위험에 직면해 있다.

고령화율도 21.7%(전국 16.4%)로 19개 시·군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특히 군위, 의성, 영양 등 7개 군은 소멸고위험지역에 속해 있으며, 전남도에 이어 가장 소멸위험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 감소는 농촌 현장에서의 일손 부족 심화로 이어져 영농 기반마저 무너질 형편이다.

다행히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2019년 12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재개돼 인력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법무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국내 유입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귀국보증’ 제도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귀국보증은 계절근로자를 보내는 상대국이 계절근로가 종료된 자국민의 재입국을 받아줄 것을 약속하는 서류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지자체가 상대국 정부로부터 귀국보증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법무부는 어려운 농촌 현실을 감안해 상대국 정부뿐만 아니라 상대국 지자체의 귀국보증도 인정하기로 했다.

농촌 지자체의 노력도 한 몫했다.

경북 영양군과 강원도 양구군은 베트남·우즈베키스탄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계절근로자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1천100여명을 포함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1천700명이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7월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14일간의 격리기간을 거친 뒤 각 농가로 배치된다.

6월까지 국내로 들어오는 우즈베키스탄 계절근로자는 강원 홍천(410명)·인제(210명), 경북 영양(164명) 등 1천134명에 달한다.

경북 봉화(50명) 등지에 배치되는 베트남인을 포함하면 늦어도 7월까지는 6개국 1천70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한국 땅을 밟는다.

외국인계절근로자의 도입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만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14일간의 격리기간 때문에 이들을 격리 수용할 대규모 시설이 없는 지자체의 경우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도 쉽지 않다.

영양군의 경우 집단 격리 수용시설이 없어 인근 지자체의 콘도나 연수원 등을 임대해 이들을 격리하려 했으나 지자체의 비협조와 지역민의 반대 등으로 수용시설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영양군은 강원도나 경기도 등 타 지역의 콘도나 리조트, 원룸 등 격리 수용시설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농업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부족한 농촌일손에 자재비와 인건비의 상승은 농업인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집단 면역 체계가 갖춰질 때까지 농업인들의 피해는 쉽사리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인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농번기를 맞았으나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을 위해 우리 모두가 농촌 들녘으로 나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용기를 북돋워 주는 오월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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